[8개대총장 간담회]音-美大 남녀구분 모집 내년 폐지

  • 입력 1999년 11월 17일 19시 17분


성차별 논란을 빚고 있는 일부 대학 음대 미대의 남녀학생 구분모집이 내년부터 폐지된다. 단 서울대의 경우에는 올해 입시부터 폐지할 것인지 여부를 18일 총학장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남녀 비율을 미리 정해놓고 예능계 신입생을 선발해온 서울대 연세대 등 8개 대학총장들은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강기원(姜基遠)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이 관행에 남녀차별적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수험생 혼란을 고려해 내년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송병락(宋丙洛)서울대부총장은 “여성권익보호와 관련된 문제에 서울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학측은 또 소프라노 테너 등 음대 성악과의 남녀 음역별 모집에 대해서는 제도 유지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강위원장도 ‘합리적 이유가 된다면’이라는 조건으로 굳이 문제삼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한편 여성특위는 대학들이 올해 남녀구분모집의 폐지에 유보적 자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중 직권조사를 실시해 이 제도의 남녀차별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성별 구분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대(음악 미술분야) 연세대 경희대 상명대 장신대(이상 음악분야) 홍익대 성균관대 건국대(이상 미술분야) 등 8개 대학이다. 직권조사 결과 남녀차별로 결정돼 시정권고를 받으면 해당 대학은 30일 이내에 시정조치 시행여부를 통보해야 하며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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