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앞둔 野의원들『신종司正』 볼멘소리

  • 입력 1999년 7월 12일 20시 08분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한나라당 의원들의 재판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

이달초 김태호(金泰鎬) 김홍신(金洪信) 박관용(朴寬用)의원의 공판에 이어 △12일〓황낙주(黃珞周) △15일〓김윤환(金潤煥) 조익현(曺益鉉) △19일〓김중위(金重緯) 이부영(李富榮) △23일〓오세응(吳世應)의원 등의 공판 일정이 잡혀 있다. 24일에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의 10차 공판도 예정돼 있다.

혐의도 가지가지다. 김태호의원은 지역감정 발언, 김홍신의원은 ‘공업용 미싱’발언으로 설화(舌禍)을 입은 경우.

박관용(2억원) 황낙주(3억6000만원) 김윤환(3억원) 조익현(1억1000만원) 김중위(5000만원) 이부영(4000만원) 오세응(4300만원)의원은 각각 청탁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다. 이회성씨의 경우 세풍(稅風) 총풍(銃風)에 연루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 의원들은 재판출석을 거부하는 등 지연작전을 써왔으나 재판부의 구인장 발부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판이 걸려 있는 모의원측은 “법정구속을 당할까봐 무서워서 못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가 12일 “우리 당의원들을 줄줄이 소환하는 사법부의 행태는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사법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게 한다”고 비난한 것도 이같은 당내 기류 때문.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의원과 정대철(鄭大哲)부총재에 대해서는 고법에서 무죄선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정호선(鄭鎬宣)의원의 경우 공판을 안한지가 오래됐다”고 흥분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상황에 몰려 다시 개혁드라이브를 걸면서 검찰보다 사법부를 통해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신종 사정기법’을 선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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