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익사]동아리 회원들 망연자실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39분


『저희들 잘못이 큽니다. 선배들이 말리기만 했어도….』

19일 술자리를 벌인 뒤 서울대 교내 연못에서 익사한 신왕수(20) 강민구군(19)이 소속된 동아리 ‘한멋’회원들은 자신들의 철없는 실수가 부른 엄청난 결과에 망연자실했다.

이날 시신이 안치된 서울 보라매병원 영안실을 찾은 10여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매년 관례적으로 해온 행사라서 아무 생각없이 한 장난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신, 강군이 속한 ‘한멋’은 87년 역사와 철학 등 민족문화를 아끼고 배우려는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로 현재 2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회원 중에는 학부제로 학과가 없어진 이공계열의 학생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며 선후배간에 친목을 다지는 것도 동아리 활동의 큰 목적 중 하나였다.

이날도 축제기간중 ‘동아리의 밤’행사를 위해 18일 오후9시경부터 술자리를 벌인 학생들이 “매년 해온 행사를 빠뜨릴 수 없다”며 ‘무심코 따른 관례적 행사’가 이같은 엄청난 결과를 빚은 것.

이 동아리 소속 이모씨(25·자연과학대)는 “처음에는 위험할 것 같아서 일부 회원들이 말리기도 했지만 결국 술에 취한 후배들의 객기를 막지 못했다”면서 “선배로서 후배를 말리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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