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 노동연구팀(팀장 채창균연구위원)이 공동기획으로 연령별 IMF 충격 양상을 분석한 결과 실업증가는 40대와 50대가, 소득의 감소는 20대가 가장 컸으며 소비위축은 40대가 가장 두드러졌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실업위기를 심각하게 느끼며 소비지출에서 50대는 가족용돈, 30대와 40대는 자녀교육비를 가장 많이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는 이 와중에서 내집마련을 포기하거나 능력위주 인사제도에 적응하려는 등 가치관의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40,50대 실업 폭발적 증가〓실업률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높았지만 IMF이후 중도퇴직과 부도사태 등의 여파로 연령계층이 높을수록 증가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50대의 경우 작년 2·4분기(4∼6월) 1.3%였던 실업률이 올 1·4분기(1∼3월)에는 4.2%로 3.82배나 치솟았다. 40대도 1.8%에서 5.7%로 3.80배 상승했다. 30대는 지난해 동기보다 3.32배, 20대는 2.20배 높아졌다.
IMF 이후 실업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낀다는 응답자가 50대는 40.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40대 25.8% △30대 19.8% △20대 13.0% 순이었다.
▼20대 소득감소 타격 극심〓통계층의 조사결과 올 1·4분기 월평균소득은 20대가 1백56만5천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7%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30대는 3.5% 감소했으며 40대는 1.1%, 50대는 1.9% 감소해 연령층이 높을수록 감소율이 낮았으며 특히 55세 이상의 경우에는 오히려 3.7% 늘어났다. 이는 연령층이 높을수록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 등 특별 소득이 늘어나 이자소득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령층이 높을수록 소득의 절대감소액이 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더 떨어졌다고 느끼는 응답비율이 높았다. 또 30대의 경우에는 내집마련을 포기하고 임대주택을 선호하거나 연봉제 등 능력위주 인사제도에 적응하려는 등 새로운 가치관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
▼허리띠 졸라매기 40대가 으뜸〓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돈 쓸 곳이 많은 40대가 소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1·4분기 소비수준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대가 -5.2%로 위축 정도가 가장 크고 △20대 -4.6% △30대 -3.7% △50대는 -1.7%로 집계됐다.
지출행태별로는 30, 40대가 사교육비(각각 27%, 29%), 20대는 레저문화비(38%), 50대는 가족용돈(31%)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비지출은 전 연령층에 걸쳐 무려 절반 가까이(48.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