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충격 세대별「아픔」 다양…동아일보-현대경제硏 조사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30분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어떤 층일까.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 노동연구팀(팀장 채창균연구위원)이 공동기획으로 연령별 IMF 충격 양상을 분석한 결과 실업증가는 40대와 50대가, 소득의 감소는 20대가 가장 컸으며 소비위축은 40대가 가장 두드러졌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실업위기를 심각하게 느끼며 소비지출에서 50대는 가족용돈, 30대와 40대는 자녀교육비를 가장 많이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는 이 와중에서 내집마련을 포기하거나 능력위주 인사제도에 적응하려는 등 가치관의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40,50대 실업 폭발적 증가〓실업률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높았지만 IMF이후 중도퇴직과 부도사태 등의 여파로 연령계층이 높을수록 증가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50대의 경우 작년 2·4분기(4∼6월) 1.3%였던 실업률이 올 1·4분기(1∼3월)에는 4.2%로 3.82배나 치솟았다. 40대도 1.8%에서 5.7%로 3.80배 상승했다. 30대는 지난해 동기보다 3.32배, 20대는 2.20배 높아졌다.

IMF 이후 실업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낀다는 응답자가 50대는 40.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40대 25.8% △30대 19.8% △20대 13.0% 순이었다.

▼20대 소득감소 타격 극심〓통계층의 조사결과 올 1·4분기 월평균소득은 20대가 1백56만5천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7%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30대는 3.5% 감소했으며 40대는 1.1%, 50대는 1.9% 감소해 연령층이 높을수록 감소율이 낮았으며 특히 55세 이상의 경우에는 오히려 3.7% 늘어났다. 이는 연령층이 높을수록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 등 특별 소득이 늘어나 이자소득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령층이 높을수록 소득의 절대감소액이 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더 떨어졌다고 느끼는 응답비율이 높았다. 또 30대의 경우에는 내집마련을 포기하고 임대주택을 선호하거나 연봉제 등 능력위주 인사제도에 적응하려는 등 새로운 가치관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

▼허리띠 졸라매기 40대가 으뜸〓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돈 쓸 곳이 많은 40대가 소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1·4분기 소비수준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대가 -5.2%로 위축 정도가 가장 크고 △20대 -4.6% △30대 -3.7% △50대는 -1.7%로 집계됐다.

지출행태별로는 30, 40대가 사교육비(각각 27%, 29%), 20대는 레저문화비(38%), 50대는 가족용돈(31%)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비지출은 전 연령층에 걸쳐 무려 절반 가까이(48.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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