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全-盧 「한 말씀」 또 파장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2분


○…청와대는 22일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이 출감 직후 현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 핵심관계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두사람을 석방키로 결단을 내린 사안인 만큼 가타부타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특히 전씨가 자신의 전비(前非)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김대통령의 경제실정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반성의사도 없는 사람을 성급하게 풀어준 것 아니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사면논의 초기부터 조건이던 대국민사과는 한마디도 없이 「너무 뻔뻔하다」는 지적이었다. 청와대측이 무엇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목은 전, 노씨의 정치활동재개 여부. 하지만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씨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를 추켜세우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전씨측이 그동안 김당선자에게 호의를 보여 온 만큼 김당선자측을 간접적으로 도와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석방에 대해 「화해와 포용」의 정치를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표명했지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도 「화해와 포용」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용서해 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이는 등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했다. 특히 정대변인은 세간의 여러 의혹과 관련, 전씨를 거명하며 과거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특별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당선자는 이날 전,노씨 석방에 대해 특별한 멘트를 하지 않았는데 그는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켜 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김당선자는 따로 전, 노씨에게 축하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면 복권이 김대통령과 김당선자 사이에서 결정된 탓인지 공식적인 성명만 내놓았을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TV를 통해 전씨의 회견을 지켜보던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표정은 민정계와 민주계에 따라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민정계의 한 당직자는 전씨가 『성장을 거듭하던 국가가 갑자기 경제위기를 맞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김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역시』라며 공감하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민주계 당직자들은 『대통령이라도 됐다고 생각하나』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동관·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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