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전 교통수단]서울 평양등 대중교통 주역은 전차

  • 입력 1997년 12월 3일 08시 13분


1945년 해방이전까지 서울 부산 평양 등 우리나라 3대 도시의 대중교통 주역은 전차였다. 1899년 서울의 전차를 선두로 1914년 부산과 1923년 평양의 전차가 각각 개통했다. 전차는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이었지만 시민 질서의식은 엉망이었다. 달리는 전차에 오르내리기는 보통이요 자전거 인력거 소달구지 사람 강아지 그리고 뒤늦게 나타난 자동차까지 합세, 박치기 옆치기 뒤치기 사고는 물론 전차고장사고를 자주 냈다. 전차사고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경찰에서는 사고 방지를 위해 신문 선전물 또는 각 동장을 통해서 훈계를 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매일신보에서는 우리나라의 전차사고가 세계에서 제일임을 1921년 7월 기사를 통해 한탄하기도 했다. 다음은 「경성전차는 매일 사고―6월 한달 통계가 44건」이라는 제목의 기사내용. 「전차구역의 면적으로 보면 다른 나라 도시에 비하여 가장 좁지만은 전차의 사고로 말하면 거의 끊일 날이 없이 정전 아니면 사람을 다치더라. 전기가 조금 잘 통하는 날은 전차에서 고장이 생겨 돈을 내고 타고 다니는 사람도 여간 굳은 결심을 하지 아니하면 차마 타고 있을 수가 없을 때가 많은데 요새는 일기가 더워서 이전에 걸어다니던 사람들도 대부분 전차를 타고 다니지만 더욱이 요사이는 전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운전하는 차대수를 줄여 차를 한번 타려면 십분 이상을 기다리게 되며 또 이와 같은 염천(炎天)에 서서 기다리다가 전차 한대를 만나면 사람은 차안이 터지게 서 있고 운전대까지 사람이 매달려 도저히 발 한쪽 붙여놓기 어려운 때가 많더라. 대개 전차의 사고는 항상 승객이 복잡할 때 생기는 것인데 요사이 같아서는 전차를 타고 다니기에도 위험할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한달 동안 시내에서 발생한 전차사고 통계로는 부상한 사람 8명 중에 중상을 당한 것이 4명이며 선로고장이 열일곱번이요 정전이 열여섯번 충돌이 한번 도합 44건인 바, 한달 30일에 평균으로 치더라도 하루에 한번씩 고장이 생기고도 오히려 열네번 사고가 더 있은 것을 보더라도 경성에 전차사고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겠더라」. 전영선(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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