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손님 지갑털이 간큰 40대 검거…모두 5억훔쳐

  • 입력 1997년 6월 26일 19시 48분


목욕탕 열쇠 4백여개를 복제해 5억여원을 털어온 40대 「목욕탕 전문털이」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상습절도 혐의 등으로 구속된 秦雲宗(진운종·43·무직)씨. 진씨는 평소 복제한 열쇠에 목욕탕 상호와 일련번호를 적은 뒤 빈 담뱃갑에 넣어 집 주변 화단 안에 숨겨뒀다. 그리고 수시로 꺼내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4월26일 오후6시경 인천 남구 관교동 S사우나에 들어가서는 복제한 열쇠로 옷장을 열고 1천만원권 수표6장 등 1억3천5백여만원이 든 박모씨(44·사업)의 지갑을 훔치기도 했다. 그가 지난 95년10월 첫 범행에서 1백여만원을 턴 이래 지금까지 인천시내 50여곳의 목욕탕을 대상으로 복제한 열쇠는 모두 4백16개. 이 열쇠로 목욕탕 옷장을 자신의 금고처럼 여기고 모두 5억1천여만원을 털었다. 진씨는 일단 목욕탕을 찾아가 목욕한 뒤 열쇠를 몰래 갖고 나와 미리 알아놓은 열쇠가게에서 복제한다음 복제품에다 「목욕탕, 옷장번호 △△」 등을 적었다. 이어 원래의 열쇠를 목욕탕에 되돌려 주며 『모르고 열쇠를 갖고 나왔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목욕탕 전문털이들은 △미리 준비해간 점토에다 열쇠를 눌러 형(型)을 본뜬 다음 복제하거나 △3명이상이 한꺼번에 목욕탕에 들어가 이중 한 명이 동료들의 열쇠를 수거, 밖으로 나가 복제한 뒤 되돌아 오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진씨는 한 목욕탕의 열쇠 30∼40개를 복제하면 범행에 들어가 목욕탕 소파에 앉아서 돈이 많을 것 같은 손님의 옷장을 눈여겨 본 뒤 지갑을 훔쳐왔다. 그는 경찰에서 『특히 술을 마신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나가기 때문에 여유있게 범행할 수 있었다』며 『도난사고가 빈번해도 자물통을 새 것으로 교환하는 목욕탕은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훔친 돈으로 히로뽕을 사는데 써온 진씨는 보석가게에서 도난신고한 수표를 사용하다 역추적한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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