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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리폭로자 처벌 안될 말』

입력 1996-10-28 20:26업데이트 2009-09-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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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과 비리를 거부하는 모든 이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28일 정오경 서울 종로구 적선동 정부제1종합청사 후문.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참여연대)의 맑은사회만들기본부 회원 20여명이 「양심선언자의 날」 가두캠페인을 갖고 부패방지법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참여연대가 「노태우비자금 폭로 1주기」를 맞아 지난 19일부터 2주동안 펼치는 부패추방시민행동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집회장에는 지난 90년 감사원재직시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실태를 폭로한 뒤 구속됐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李文玉전감사관(57) 등 양심선언을 했다가 처벌당한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의 실행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金昌俊변호사(41)는 『공직자가 내부비리를 고발할 경우 구속됐다가 해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루빨리 부패방지법을 만들어 이들의 신분을 보호해 줘야 한다』고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지나가는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부패방지법의 내용과 내부비리 제보자를 위한 행동수칙(비리인지 아닌지 다시 확인해 본다. 증거를 모으기 위해 노력한다. 가족과 상의한다 등)이 담긴 안내문을 나눠주며 서명운동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李전감사관은 『공직사회의 비리는 공직자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 따돌림을 당하거나 직장을 잃을까 봐 모른 체하고 있다』며 『부패방지법을 만들어 비리를 폭로하는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이 부정부패 근절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집회장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주최측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명을 마친 權鐵憲씨(47·자영업·서울 종로구 사직동)는 『전직 대통령까지 구속될 정도로 공무원사회의 비리가 뿌리 깊은 데 이를 폭로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처벌을 받는다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정부청사로 들어가는 공무원들은 서명은 물론 안내문조차 받지 않는 등 애써 외면했다. 한 공무원은 『하필이면 왜 여기서 집회를 하는 거야. 소란스럽게…』라며 청사안으로 들어갔다.〈申致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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