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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어 단상(斷想)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홍어 단상(斷想)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홍어는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한 음식이다. ‘푹 삭혀야 맛’이라는 마니아가 있는가 하면 시큼하고 쿰쿰한 맛에 절레절레 손사래 치며 달아나는 이도 있다. 이맘때 먹는 홍어회는 쫄깃쫄깃하면서도 차지다. 뼈째 먹는 그 맛은 씹을수록 깊다. 홍어는 코와 애, 날개를 특히 쳐준다. 이 중 ‘애…

    • 202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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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한 ‘-스럽다’의 유행[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불편한 ‘-스럽다’의 유행[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그 사람 참 공무원스럽다.” 얼마 전 서평(書評)에서 맞닥뜨린 표현이다. 불편해할 공무원들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얘기가 아니다. 약 300년 전부터 프랑스에서 쓰인 표현이란다.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발자크는 “오전 9시에 출근하지만 대화하고 토론하고 깃털 펜을 다듬는 일 등을 …

    •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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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부로 써선 안 되는 말 ‘미망인’[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함부로 써선 안 되는 말 ‘미망인’[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우리가 쓰는 말들 가운데는 누군가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망인(未亡人)’이 아닐까 싶다. 이 말, 이전에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던 말’이다.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에 나온다. 국립국어원…

    • 202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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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지고 팝니다” 오그랑장사의 눈물[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밑지고 팝니다” 오그랑장사의 눈물[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올해는 없었던 것으로 치고 다시 2020년을 시작하자는 사람들이 많다. 올 한 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이럴까 싶다. 오죽했으면 자영업자들이 ‘몹시 어렵고 힘들다’는 뜻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을까. 가히 ‘오그랑장사’의 애타는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사실 …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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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내가 쏜다!’[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오늘은 내가 쏜다!’[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흥겨운 가락이 절로 터져 나온다. 눈치 빠른 술꾼은 안다. 드디어 술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음을. 이때 누군가 자리를 박차며 호기롭게 외친다. “오늘은 내가 쏜다!” 오해 마시길.…

    • 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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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 달빛 반짝이는 윤슬[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햇빛 달빛 반짝이는 윤슬[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밥이 대수냐. 고기를 잡아야지.” 구수한 입담에 웃음보가 또 터진다. 왁자지껄,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다.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낚싯대의 미세한 떨림조차 놓치지 않는다. 예능 대세로 자리 잡은 채널A ‘도시어부2’의 현장이다. 이 낚시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아스라한 어릴 적 추억과…

    •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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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면글면 ‘수능 바라지’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애면글면 ‘수능 바라지’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사상 첫 겨울 대학수학능력시험. 학생들은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에 앉아 마스크를 쓴 채 문제풀이에 매달렸다. 시험 당일 코로나19에 확진돼 병원에서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도 있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낳은 ‘웃픈’ 현실이다. 대학입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치르는 전쟁이다.…

    • 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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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밥’, 같이 드실래요?[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집밥’, 같이 드실래요?[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한 숟갈이라도 더 먹어라.” 씨도 먹히지 않을 소리임을 알면서도 아뿔싸, 밥상머리에서 불쑥 내뱉고 만다. 밥알을 ‘세고 있던’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바쁘다며 벌떡 일어선다. 조금이라도 더 먹일 요량으로 고봉밥, 감투밥 비스름하게 담아낸 아내의 얼굴은 얼추 울상이 됐다. 그날 눈칫밥보…

    •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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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얼굴 대화, 정치 민낯[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맨얼굴 대화, 정치 민낯[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 산을 찾았다. 꽃비처럼 흩뿌려진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락댄다. 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지만 왠지 짠하다. 산 정상과 쉼터 등에서 많은 등산객들을 만났다. 숨이 차 그랬겠지만, 이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벗은 채 ‘맨얼굴’ 대화를 나누…

    • 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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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서 만들어진 말 ‘짬밥’…유래는[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군대서 만들어진 말 ‘짬밥’…유래는[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며칠 전 친구 몇이서 함께한 저녁 모임. 메뉴판을 훑어보다 적이 놀랐다. ‘골동반(骨董飯)’이 떡하니 올라 있는 게 아닌가. ‘골동반’을 아느냐고 묻자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고기나 나물 따위와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밥’이라고 하자, “설마, 비빔밥?”이라며 눈이 …

    • 202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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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똥불로 별을 대적한다고?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개똥불로 별을 대적한다고?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별이 쏟아질 듯한 여름날 밤, 까막까막 날던 녀석 중 하나를 잡아 사정없이 꼬리를 뗀다. 그러고는 얼굴에 쓱 문지르면, 영락없이 불 달린 도깨비가 된다. 눈치챘겠지만 그 불은 개똥불, 표준어로는 ‘반딧불’이다.한때 반딧불과 반딧불이를 두고 ‘반딧불이’는 곤충 이름이고, 그 곤충의 꽁무…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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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으내 그리움이 더해 가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가으내 그리움이 더해 가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울긋불긋 가을이 익는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는 온데간데없다. 어릴 적, 가을은 먹을 게 많아 좋은 계절이었다. 벼나 보리 따위의 농작물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의 ‘가을하다’란 말이 이를 말해준다. 떡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가 해주시는 술빵을 먹을 수 있었다. ‘입이 궁금하던’ 차…

    • 20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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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담화’, 누군가에겐 상처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뒷담화’, 누군가에겐 상처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빨리 ○번 눌러요.”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내가 재촉한다. 급기야 내 휴대전화를 낚아챈다. 한동안 전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미스터트롯’에서 ‘7인의 최종 순위 발표’를 하던 날 밤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가수 김호중은 ‘트바로티’라는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더해 …

    • 202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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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스 형! 전셋값이 왜 이래?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테스 형! 전셋값이 왜 이래?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서울의 새 아파트 전셋값이 분양가를 웃돌기도 하는 등 집값과 전셋값 오름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피가 마른다”는 실수요자들의 외침이 절절히 와닿는다. 사실 16개월 연속 상승했다느니, 속수무책이라느니 하는 ‘전셋값’은 말의 세계에서도 ‘엄청 올랐다’. 전셋값은 표준국어대…

    •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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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놈의 정’이 웬수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그놈의 정’이 웬수다!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가수 나훈아는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열정적인 노래와 몸짓, ‘사이다 발언’으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넸다. 그가 15년 만의 안방 나들이에서 열창하는 그 순간, ‘웬수’라는 신곡에 꽂혔다. ‘딱 한 글자 정, 정이 웬수’란다…

    •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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