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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억하지 못해도 여전히, 나는 나

    나는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라는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할 수 없었지만 치매에 걸리고 나서야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치매에 걸렸다고 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다’고 …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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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께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께

    가끔은 이 세계가 ‘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 ‘하지만’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아. ‘하지만’ 하고 싶은데. ‘하지만’ 실패하지 않을까. ‘하지만’ 가치가 있잖아. ‘하지만’ 결국 가치가 없지 않아? ‘하지만’은 바닷가에서 계속 파도를 맞고 있는 사람 같…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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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조용함을 듣는 일

    [책의 향기/밑줄 긋기]조용함을 듣는 일

    주위가 조용해진다. 순간 공간은 평면으로 변하고 시간은 멎는다. 마치 내가 본 순간이 잠시 멈춰 온 세상에 나 자신과 그 공간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새로운 그림에 담길 장면을 만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과 조우할 때, 세상은 조용해진다. 그 순간과 나만이 남았다. 조…

    •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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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넌 안녕하니

    [책의 향기/밑줄 긋기]넌 안녕하니

    자신의 모습을 지킨다는 것.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페이스와 목표를 잃지 않는 일이다. 전시 중이든 지금처럼 평화로운 때든 그 정도로 인간답고 대단한, 그러면서도 의외로 어려운 생활 방식은 없다. 무럭무럭 잘 자란 푸르른 미나리보다 오그라들고 땅바닥에 바싹 달라붙…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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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책의 향기/밑줄 긋기]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인류 최초로 기억의 기술을 고안한 사람은 그리스의 시인 시모니데스다. 그는 한 연회에 참석했다가 두 소년이 찾는다는 소식에 밖으로 나갔고, 그 직후 땅이 흔들려 저택이 무너졌을 때 홀로 목숨을 건졌다. 유일한 생존자가 된 시모니데스에게 파도처럼 사람들이 밀려왔다. 죽은 자의 흩어진 몸…

    •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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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칠십에 걷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칠십에 걷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모델을 하게 되고 워킹을 배운 것이 칠십 세다. 돈 주고 배우겠다는데도 아카데미 대표가 머리를 갸우뚱하며 걸을 수 있겠어요? 어려울 텐데 하고 말하던 생각이 난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사람들보다 내가 잘했다는 걸 알리고 싶다. 워킹을 배우게 될 줄 미리 안 건 아니지만 …

    • 202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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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다르게 사는 여자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어. 내가 봤던 여자 어른은 대부분 누구의 아내이고 며느리이고 엄마였으니까. 나도 그게 여자의 역할이자 의무인 줄 알았지. 그렇게 살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네. 돌아가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꼽…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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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점, 선, 면 다음은 마음

    [책의 향기/밑줄 긋기]점, 선, 면 다음은 마음

    집 안에 있는 우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산은 집 밖에서 비를 만나야만 제 존재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어떤 마음도 그렇다. 꼭꼭 숨기고 감추어서는 소용없는 마음이 있다. 가슴속에서 꺼내어 활짝 폈을 때, 누군가의 우중충한 마음 위에 씌워줬을 때라야 숨 쉬는 마음이 있다. 우산이…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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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랑은 무한대이외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랑은 무한대이외다

    어느 것이나 살펴보면 스러지고 썩어지는 것이 원칙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주는 적멸하고 인류는 사멸합니다. 그러나 이 멸망해 가는 우주와 인류 간에도 영구불멸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신념이요 지성이요 진리요 사랑이외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멸망해서 자취를 찾을 수 없으나 그대…

    • 202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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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작별들 순간들

    [책의 향기/밑줄 긋기]작별들 순간들

    상실을 겪거나 배반당하거나 어리석은 결정을 내려 수치스러울 때면 나는 책상으로 가서 읽거나 쓰면서 마음을 달랠 것이다. 삶을 바꾸고 싶을 때, 다른 삶을 간절히 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언젠가, 한 시간쯤 뒤에 혹은 몇 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에는, 반드시 기분이 다시 좋아질 것이…

    • 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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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만지고 싶은 기분

    [책의 향기/밑줄 긋기]만지고 싶은 기분

    달리다 보면 매번 누군가가 나를 추월하곤 한다. 또 조금만 힘을 내면 금방 따라잡을 것 같은 사람의 뒷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럴 때 무리해서 페이스를 올렸다가 방전되어, 원래는 달려야 할 거리를 터덜터덜 걸었던 적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사실 누군가로부터 추월당한 적도 없으며, 내…

    •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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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서, 고생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서, 고생

    도서관에 오시는 다양한 분들을 보면 모두에게 열려 있는 도서관의 꿈은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다. 20대 취준생도, 70대 정년퇴직하신 어르신도 도서관으로 온다. 부자도, 노숙자도 도서관에 온다. 세대 갈등과 양극화 심화로 서로 멀어져만 가는 이 시대에 다양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흔…

    •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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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매일 아침 여섯 시, 일기를 씁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매일 아침 여섯 시, 일기를 씁니다

    나는 인간이 저절로 성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사고가 깊다’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경험이 많은 것’이 반드시 ‘사고의 유연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봄이 와서 꽃이 저절로 피는 것처럼 보여도 보이지 …

    • 20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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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책의 향기/밑줄 긋기]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나는 인간이 책을 손에 쥘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의 움직임이 좋다.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길 바라며 눈앞에 있는 책을 손에 쥔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설령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서점을 만들고 싶다. ‘…

    • 20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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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책의 향기/밑줄 긋기]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고래는 슬픈 역사 속에서 배태된 문화적 아이콘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나은 세상을 향한 염원이 체화된 신화적 존재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라는 정호승의 시처럼 고래는 청춘들이 누리지 못한 생명력과 리비도의 모체가 되었…

    • 20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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