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회는 한국판 레임덕 세션(lame duck session)에 돌입했다. 뒤뚱거리는 오리를 뜻하는 레임덕 세션은 미국에서 유래됐다. 미국 의회는 중간선거 후인 11월부터 새 의회 출범일인 1월 전까지 시기를 레임덕 세션이라 부른다. 우리로 치면 4·10총선이 끝난 지난달 11일부…
덕성여대가 내년도부터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에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두 학과는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학교가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비인기’ 어문학과 폐지는 15년 전 시작됐다. 동국대가 2009년 독문…
인구가 감소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기도 하고 ‘아니다’이기도 하다. 지난달 23일 민간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국의 가구 수 정점을 인구 정점 시기보다 20년 늦은 2039년으로 예측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놓고 두 번째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1년 4개월 전 막을 내렸던 첫 번째 판에서 ‘2년 유예’를 관철시켰던 정부와 여당은 이번에는 폐지를 들고나왔다. 대통령이 연초부터 직접 나서 공식화한 목표다. 반대편에 선 야당은 그때처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
“저희들에게는 ‘엄마’라는 존재가 없었다기보단, ‘엄마’라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부를 수 없는 단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2020년 5월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평범해 보이는 30대 남성 구호인 씨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호인 씨는 가수 구하라 씨의 오빠였고, 이날은…
나폴레옹은 해외 원정을 떠날 때도 전담 사서가 딸린 ‘이동식 서고’를 끌고 다녔다. 교전국의 군사뿐 아니라 역사, 지리, 종교, 법제 등을 다룬 수백 권의 책을 전장에서 틈틈이 읽기 위해서였다. 영국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앤드루는 “나폴레옹의 천재적 상상력은 책에서 나왔으며, 이것이 그…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근무 시절 한 법조인에게 “○○○이 따로 찾아와 자세히 설명하면 달리 안 들어줄 방도가 없다”며 거론했다고 칼럼에 썼다. 그 대상은 사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이 얘기를 해준 사람은 윤-한 양쪽을 모두 잘 아는 이였다. 그 역시…
“남들 금(金) 사재기할 때 뭐 하셨습니까? 11년 넘게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올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게 이런 질책이 쏟아질 것 같다. 금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022년 11월 온스당 …
1년여 전, 대전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대전역에 있는 빵집 ‘성심당’을 들른 적이 있다. 평일임에도 매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성심당의 명물 ‘튀김소보로’를 포함해 제법 많은 양의 빵을 골랐는데 계산할 때 약간 놀랐다. 기차 시간이 임박해 빵 가격을 일일이 보지 못하고 …
얼마 전 딸 돌잔치를 했다. 돌상 위에는 판사봉 청진기 엽전 마패 골프공 명주실 오방색지 등이 올랐다. 돌잡이의 ‘효험’을 믿진 않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제일 좋다는 걸 잡길 바랐다. 내심 솔직한 속내가 발현돼 부(富)를 상징하는 엽전을 쥐여주려 했지만 타고난 재물운이 없는지 끝내 거부…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전 세계가 걱정하는데 본인만 태평하다. 유례없는 한국의 저출생 얘기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14세기 흑사병 때보다 심각하다”고 했다. 올 2월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단순한 대책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만국이 ‘우리는 한국처럼…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기지와 시리아·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조직 근거지를 타격했다. 전례 없는 이란의 공격을 받고 보복을 선언한 지 엿새 만이다. 앞서 13일에는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다. 미사일과 드론 300여 기를 발사한 전격 공습이었다. 중동이 또…
“기본적으로 내 삶이 나아져야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바뀐다. 후보 개인기는 플러스마이너스 5%, 공천은 잘해봐야 한 자릿수, 공약은 아무리 잘 내도 소수점 단위다.” 올해 초 국민의힘 핵심 인사에게 선거 국면에서 지지율을 변화시키는 요인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이 대표작 ‘꽃’에 쓴 것처럼 야구에서도 구심(球審)이 스트라이크라고 불러줘야만 스트라이크는 스트라이크가 된다. 실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규칙은 “심판원이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한 것”을 스…
“준공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 통과 전에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게 맞나요?” 10일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하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강남권 등 주요 재건축 단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이런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총선을 석 달 앞둔 올해 1월 정부가 내놓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 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