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합의 하랬다고 民출신 국회의장에 “개XX” 욕한 박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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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 등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2024.4.26/뉴스1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 등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2024.4.26/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상정할 것을 촉구하며 ‘여야 합의’를 원칙을 내세운 자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개OO”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차기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김 의장 비판에 앞장서면서 22대 국회가 더 강경 일변도로 흐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선에 성공한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일 친야 성향의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장을 향해 “아주 개OO”라며 “(김 의장의) 복당을 안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논란이 일자 “방송 시작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적절치 못한 내용을 얘기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당사자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김 의장을 언급하며 “환장하겠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답답한 게,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이 다른데, 민주당과 의장도 생각이 다르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장을 겨냥한 민주당 내 인신공격성 막말을 두고 당 안팎에선 “2021년 박병석 의장을 향한 ‘GSGG’는 ‘순한 맛’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역시 민주당 출신인 박 의장이 당시 언론중재법 처리를 막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병석~~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적었다가 욕설 논란이 일자 뒤늦게 사과했다.

차기 국회의장 출마 후보들도 당내 강성 표심을 의식해 김 의장에 대한 공개 비판을 이어갔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에 결코 중립은 없다”며 2일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정성호 의원도 “더 이상 합의를 빙자한 침대축구 정치가 민생을 발목잡는 일이 없도록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썼다. 조정식 의원도 “국민의힘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않고 본회의 개최를 방해한다면 김 의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을 겨냥한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대해 의장실 관계자는 “여야 합의 원칙을 내세운 국회의장을 향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안 해준다고 무차별 폭언을 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가”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민주당이 거대 의석 수를 앞세워 법에서 정한 국회의장의 중립성 원칙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국회의장이 당적을 갖지 않는 이유는 정파적으로 편향되지 말고 공론을 모으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라며 “당과 뜻이 다르다고 해서 몰아붙이는 건 중립에 대한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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