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방향 옳았지만…국민 체감엔 모자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6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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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민심 겸허히 받아들여…더 낮은 자세로 소통”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4.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4.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국민을 돕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바로 정부의 존재 이유”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모자랐다.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더 세밀하게 챙겨야 했다. 예산과 정책에 집중해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했지만 어려운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 미처 힘이 닿지 못했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건전 재정을 지키고 과도한 재정 중독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챙겨 듣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면서 국무위원들을 향해 “이번 21대 국회 종료 전까지 각 부처에서 추진 중인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인지 더 깊이 고민하고 살피겠다”며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을 향해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몇 배로 각고의 노력을 하자”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총선 이튿날인 11일 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한 56자 분량의 대국민 메시지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전했다.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날도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이 아닌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면서 ‘일방 소통’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이후 별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총선 전 이달 1일 윤 대통령이 발표했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당시에도 취재진과의 별도 질의응답은 없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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