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180석으로 뭐했냐 소리 많이 들어…이번에도 못하면 준엄 심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1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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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11/뉴스1
“‘지난 총선에도 180석을 줬는데도 뭘 했냐’는 소리를 그동안 많이 듣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또 이렇게 주셨는데도 못하면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야권이 압승을 거둔 4·10 총선 다음 날인 11일 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22대 국회에서의 대여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175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1석), 새로운미래(1석), 개혁신당(3석) 등과 손 잡고 ‘반윤’ 전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범야권은 당장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해 ‘채 상병 특검법’, ‘이종섭 특검법’ 등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 다음 날부터 대여 압박에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이 이달 4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왔는데 그게 향후 큰 쟁점, 과제가 될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며 다음 달 본회의에서 특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어 “(여당이)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으니 원내가 어떤 행태를 보일지 굉장히 관심거리”라며 “그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엔 ‘50억 클럽 특검법’도 있고 ‘김건희 특검법’도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여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 국민이 눈여겨보고 있다”고 압박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정의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과 손을 잡고 채상병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관이라 패스트트랙 지정 시 최대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검법’ 등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각종 특검법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한동훈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내세운 상태다.

개원 직후엔 원 구성을 두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면서 법안의 본회의 상정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직은 물론, 법사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 위원장직을 대부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 법안 처리권과 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임명동의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명권 등 핵심 권한들이 모두 민주당 등 범야권에 돌아가게 되는 것.

윤석열 정부 입장으로선 내각 교체 등을 통한 인적 쇄신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야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사의를 표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포함해 내각을 교체해 ‘레임덕’ 위기를 돌파하려고 해도 민주당 등이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공세를 쏟아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22대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제3당의 개수는 늘었을지 몰라도 여야 대치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며 “양 진영 지지층이 상대 당을 ‘적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양극단 정치’ 역시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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