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친문 지역구 출마선언 ‘자객출마’ 논란…공천 갈등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8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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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우린 민주당, 친문도 친명도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6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6 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친명 비례대표 및 원외 인사들의 친문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자객출마’ 논란이 이어지면서다. 여기에 원외 친명 조직은 문재인 청와대 및 장관 출신 인사들을 향한 ‘불출마’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전·현직 주류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4월 총선 이후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친문 4선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천 부평을)에는 친명 초선 비례인 이동주 의원이, 3선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 지역구에는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감사가, 재선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 지역구에는 김우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각각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양 전 상임감사는 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수박’(겉으론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의 은어)으로 지칭했다가 ‘당직 자격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 대표는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서울 은평을 출마를 강행해 지도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비명계에선 “징계나 주의조치 받은 사람들이 당 검증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도부가 사실상 당내 갈등을 방치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검증위를 통과한 뒤 돌연 친문 현역 의원 지역구로 출마 지역을 바꾸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친명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서울 동작을’로 출마하는 것으로 당 검증위를 통과했지만, 지난주 돌연 친문 3선 도종환 의원 지역구인 충북 청주흥덕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동작을은 친명 이수진 의원이 현역이다.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도 서울 서대문갑 출마 의사를 철회한 뒤 이틀 만에 친문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중원)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1
갈등이 격화되자 임종석 전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민주당”이라며 “친문도 없고 친명도 없다”고 쓰기도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친문 의원들이 우선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은 뒤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다시 잡겠다는 구상을 하는 듯 하다”며 “총선 후에도 전현직 지도부 세력 간 계파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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