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국내 지상국과도 교신…모든 절차 마무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일 07시 32분


코멘트

2일 3시19분경 첫 정찰위성 발사
9시47분경 국내지상국과 교신 성공
정찰위성, 서브미터급…지상 30cm 물체도 식별
군 최초 독자적 정찰위성…우주감시정찰 능력 확보

2일 새벽 우리 군이 최초로 발사한 군사정찰위성1호가 국내 지상국과도 교신하며 모든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방부는 “12월 2일 새벽 3시 19분경(미 현지 기준, 1일 10시 19분경) 우리 군 최초 군정찰위성 1호기가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된 군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약 14분 후 팰콘(Falcon)-9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이어 약 78분 뒤에는 해외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 위성의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궤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 과정인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은 발사 이후 6시간28분 뒤인 9시47분경에 이뤄졌다. 최종 단계인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에도 성공하며 모든 절차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군정찰위성 1호기는 실제 운용환경인 우주환경에서 우주궤도시험과 군 주관으로 진행하는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본격적으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 군은 ‘425사업’의 일환으로 이달 11월 30일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군정찰위성 1호를 발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초 발사 계획이 현지 기상관계로 이틀 미뤄지며, 발사 일정은 최종적으로 12월 2일로 확정됐다.

425사업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징후 탐지 및 종심지역 전략 감시를 위해 군 정찰위성 1세트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5년까지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 1기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 등 고해상도 중대형 군사위성 5기를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사 성공률 99.2%’ 달하는 스페이스X 팰콘-9 실려

발사체인 팰콘-9은 2단 액체 추진(케로신+액체산소) 로켓이다. 세계 유일의 재사용 발사체로 발사 성공률은 99.2%에 달한다. 올해 8월 기준 246회 발사 가운데 244회를 성공했다.

팰콘-9으로 발사한 국내 위성으로는 무궁화위성 5A호(2017년 10월), 차세대소형위성 1호(2018년 11월), 아나시스 2호(2020년 7월), 달궤도선(KPOL, 2022년 8월) 등이 있다. 앞으로 425사업 1~0호 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 7A호, 차세대중형위성 4호도 본 로켓에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우리 군이 이번에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체로 팰콘-9을 택한 것에는 높은 성공률과 저렴한 비용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EO/IR위성은 무게가 상당히 무거운 위성”이라며 “중량 제한으로 인해 국내 발사체에 탑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저궤도에 위성체를 올려놓는데 고도 1㎞당 평 2만달러 정도가 드는데, 팰콘-9은 재사용 발사체이기 때문에 비용이 5000달러까지 떨어진다”며 “발사 성공률이 99.2%에 달하는 만큼, 현재 나와 있는 발사체 중에서는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부연했다.

이번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우리 군은 최초로 독자적 정찰위성을 확보하게 됐다. 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전력으로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주요 위협을 군 독자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최초의 정찰 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방 우주력 발전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위성체는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으로, 아리랑 3호보다 3~4배 정밀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전력화까지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본다. 이르면 내년 전반기 내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정찰위성 1호기는 방사청의 사업관리 아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및 국내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개발한 위성으로 군의 전력증강과 더불어 국내 우주산업 역량을 강화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군 관계자는 “신속한 징후 감시 및 조기경보를 위한 초소형위성체계 사업도 체계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군정찰위성과 초소형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북한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찰위성, 서브미터급 위성…“북 장갑차 넘버링까지 식별”

우리 군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우리 자체 힘으로 북한 전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감시망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정찰위성이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도 식별 가능한 서브미터급인 만큼, 북한 군이 확보한 최신 무기를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 첫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감시정찰 분야에서 ‘눈’ 역할을 하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를 탑재했다. 두 센서를 통해 야간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주간에는 광학카메라로 표적을 탐지·추적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정찰위성에는 아리랑 3호에 비해 해상도가 3~4배 정밀한 고성능 광학,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서브미터’급(지상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 식별 가능)으로 평가받는다. 3m급인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춘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상 30cm 물체를 식별한다는 것은 3m 크기 장갑차에 적혀있는 넘버링 소위 식별번호까지 판독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북한의 웬만한 장갑차 정도는 쉽게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군사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는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 탑재 ’SAR 위성‘ 4기 추가 발사

이번에 발사한 EO/IR 위성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에 비해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구름이 많은 날과 같은 흐린 날씨에는 사진을 찍어도 해상도가 굉장히 낮거나 거의 안나올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찰위성 1호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도 순차적으로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SAR를 탑재한 위성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다음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든다. 이에 따라 날씨와 관계없이 북한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 계획대로 EO/IR 위성 1기와 SAR 위성 4기 등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우리 군은 북한 전역을 2시간 간격으로 감시·정찰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이나 핵실험 준비정황 등을 파악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사과정에서 우리 군은 이번 정찰위성1호기 수명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우리 기술적 수준 등을 봤을 때 미국이나 러시아급과 비슷한 2~3년 수명을 갖췄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민 위원은 “앞으로 군의 초소형 정찰위성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총 32기의 초소형 위성들이 아주 낮은 궤도에서 민첩하게 북한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며 “과거 미국 자산에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가 관측하고 싶은 것을 언제나 볼 수 있는 그러한 영역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경호 방위사업청 425사업 1호위성 발사단장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이자 독자적 우주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나머지 425사업 위성 발사를 순차적으로 성공해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