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사흘 연속 잼버리 조직위 질타…직접 화장실 청소까지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6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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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지 곳곳 점검…"우린 낭떠러지"
"누구 시킬 생각 말고 직접 청소하라"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에 가라"

“저라도 여기 화장실 청소하려고 왔습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야영장 곳곳을 확인한 뒤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입을 열었다.

잼버리 대회장의 위생상태를 확인한 한 총리의 엄중한 질타였다. 한 총리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연속 전북 부안의 잼버리 야영장을 찾아 점검 중이다. 6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잼버리 추가 방문도 검토 중이다.

한 총리가 잼버리 야영장을 처음 찾은 지난 4일, 현장 점검을 마친 뒤 그는 가장 먼저 화장실 청소 문제를 꼬집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지저분하고 허술하다는 지적은 잼버리 참가자들의 가장 주요한 민원 내용이었다.

현장을 확인해야겠다는 한 총리에 잼버리 조직위는 야영장 한 가운데에 있는 한 화장실로 안내했다.

그런 한 총리를 본 한 유럽 지역의 스카우트 대표는 “여기는 비교적 상태가 좋은 화장실”이라며 “문제는 야영지 외곽 쪽의 화장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총리는 이 이야기를 들은 뒤 곧장 야영지 외곽의 화장실을 찾았다. 지저분한 화장실을 발견한 한 총리는 직접 청소도구를 들고 변기와 화장실 곳곳을 닦아냈다.

이후 그는 잼버리 운영 관계자 등을 모아 “지금 우리는 낭떠러지 떨어지느냐 기로에 서 있다”며 질타했다.

이어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다들 화장실 청소해 보셨을 것 아니냐. 저도 오늘 둘러보다가 화장실 청소하고 왔다.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뭔가 묻은 것도 지웠다. 여러분도 계속 돌아다녀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 직접 청소도 해라. 그래야 상황을 정확히 알게 된다”고 했다.

5일에는 조직위와 전라북도 관계자들에 샤워실 청소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한 총리는 “어제보다 낫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여러분 편의에 따라 인력 운용하지 말고 참가자들 활동 시간대에 맞춰 운용하라”며 “그분들이 샤워하러 가기 전에, 그분들이 활동 마치고 샤워하러 몰려오기 전에, 이럴 때 청소해야지 그분들이 한참 이용해야 할 때 지저분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화장실도 1~2시간마다 수시로 청소하라”고 했다.

한 총리는 사흘 내내 잼버리 야영지 구석구석을 불시 점검했다. 미흡한 부분이 확인될 때면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 등을 불러 긴급 지시하고 이행 방안을 이야기했다.

또 관계자들의 보고 내용과 본인이 직접 점검한 상황이 다를 경우 “가서 보고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 다시 조치한 뒤 보고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6일에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박구연 제1차장 등에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마지막 한 사람이 떠날 때까지 전력을 다하고 특히 화장실 위생 상태는 책임지고 완벽하게 해결하고 올라오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 스카우트 대원들은 퇴영을 결정한 상태다.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6~7일 3일에 걸쳐 4400여 명의 대원들이 새만금 영지를 벗어난다. 미국 스카우트 참가자들도 평택 미군기지로 철수 중이다. 싱가포르 역시 퇴영을 진행 중이다.

최창행 사무총장은 “퇴영을 결정한 국가가 출국할 때까지 교통지원 등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며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함께하는 참가자들의 안전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잼버리 대회 폐영식이 끝난 후 바로 귀국하지 않고 서울, 부산 등 국내 다른 지역을 여행하려는 참가자들에 인천공항까지 가는 기존 교통편 외에 다양한 대안 교통편을 마련하라고 추가 지시를 마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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