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투표율에… 金 “네거티브 반발” 安 “침묵하던 당원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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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투표율 이틀만에 47.51% ‘역대 최고’
2년전 최종투표율 이미 넘어서

누굴 찍을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원 투표가 진행 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모바일 투표 이틀째인 이날까지 투표율은 47.5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6, 7일은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이뤄진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누굴 찍을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원 투표가 진행 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모바일 투표 이틀째인 이날까지 투표율은 47.5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6, 7일은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이뤄진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투표율이 투표 이틀째인 5일 47.51%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전당대회 투표율을 기록했던 2021년 전체 투표율(45.36%)을 뛰어넘었다.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나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만들어 낸 당원들의 표심을 쉽게 점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4, 5일 이틀간 투표율이 이렇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역대 당 대표 선출 투표율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했다. 일반 국민의 참여 없이 약 84만 명에 달하는 당원 투표로만 결정되는 전당대회에 이날까지 39만7805명이 투표했다.

국민의힘은 7일까지 최종 투표율이 60%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는 4, 5일 휴대전화 모바일 투표에 이어 6일부터 이틀간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이뤄진다.

높은 투표율에 대해 김기현 후보는 “김기현을 적극 지지해야 당이 안정 속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당원이 판단하고, 투표율로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침묵하고 있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與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서로 “내가 유리”
천하람-황교안 “심판 투표” 반겨
安 “비방 카톡방 대통령실 수사”
金 “당심 못 얻자 물귀신 작전”


유례없는 당원들의 투표 열기가 주말 내내 이어지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물론이고 당 관계자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선거운동 막바지 각 후보의 네거티브 난타전이 이어지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당원들이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 뜨거운 표심을 분출하자, 당권 주자들은 아직 투표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투표 독려에 나섰다.

● 서로 “높은 투표율 내가 유리”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5일 높은 투표율에 대해 “전당대회를 내부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것에 대한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본다”며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당연히 유리하다”고 했다. 울산 땅 의혹 등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분노한 당원들이 움직였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가짜 뉴스로 계속 공격을 당하자 지지층이 결선투표 없이 8일 끝내라고 결집한 효과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 후보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침묵하고 있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실과 몇몇 사람이 당과 당원을 존중하지 않고 수직적 관계로 만들려고 해 당원들이 모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거친 행보에 대한 불만이 결선투표를 바라는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친윤의) 조직 동원표는 25% 정도로 보는데, 벌써 45%가 넘었다는 말은 개혁적이고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된다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줄 세우기’에 반발하는 반란표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천하람 후보는 높은 투표율에 대해 “천하람 태풍”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 후보는 “지금까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마치 국민의힘이 자기들 것인 양 가짜 주인 행세를 한 것의 심판 투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제가 김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전당대회가 뜨거워진 측면이 있다”며 “당원 100% 투표인데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투표 이틀째인 이날까지 지역별, 연령별 투표율은 밝히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2년 전 전당대회와 비교해 수도권(37.8%)과 30대 이하(17.8%)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84만 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의 세부 투표율을 알 수 없어 섣불리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점치기 힘들다”고 했다.

● 安 대통령실 작심 비판에 金 “물귀신 작전”
높은 투표율로 전당대회가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되면서 김 후보와 안 후보는 투표 막판까지도 공방을 벌였다. 특히 안 후보는 대통령실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안 후보는 이날 대통령실 소속 직원들이 자신을 비방하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엄정한 수사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해당 의혹을 ‘당 대표 경선 개입 증거’로 규정한 안 후보 측은 “대통령실의 기강 해이가 드러나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고, 일벌백계를 통해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김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당심(黨心)을 얻지 못하자 급기야 대통령실까지 때리는 벼랑 끝 ‘물귀신 작전’을 전개한다”며 “럭비공 같았던 선거운동이 결국 ‘자살골’로 이어졌다”고 성토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투표율#김기현#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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