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고체 ICBM, ‘우주발사체’ 가장해 도발 가능성…한미, 주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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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속도 줄여 위성 발사로 위장 도발 가능성…화성-18형도 같은 수법 활용
열병식 후 신형 ICBM 이동·배치 추적, 순안·동창리 발사장 동향도 집중 파악

8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야간 열병식에서 고체엔진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하고 있다.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8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야간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엔진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이른 시기에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한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한 것을 명분삼아서 신형 고체 ICBM을 고도와 사거리를 줄여 우주발사체로 위장해 초기 테스트를 할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정보당국은 정찰위성 등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야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의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열병식 후 ICBM의 이동 경로와 배치 장소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평양 순안 일대와 서해 동창리 위성 발사장의 동향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형 ICBM이 미국 본토를 때릴수 있는 최대 사거리의 고각 발사에 앞서 순안 등에서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시험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형 ICBM을 우주발사체로 속여서 발사하면 한미 당국이 발사체의 종류를 파악하는데 혼선을 주고 신형 ICBM의 구체적 성능을 숨기는 는 효과를 노릴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신형 ICBM을 서너 차례 시험발사로 엔진 성능과 단 분리 등을 점검하 한 뒤 최대 사거리를 실증하는 고각 발사의 타이밍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괴물 ICBM’인 화성-17형의 시험발사도 같은 수법을 활용한바 있다. 2020년 10월 심야 열병식에서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 이후 1년 4개월만인 지난해 2월 첫 시험발사와 그 다음달(3월) 두번째 시험발사를 사거리와 고도를 대폭 줄여서 진행한 뒤 ‘정찰위성 발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 뒤 한미 당국에 의해 우주발사체로 가장한 ICBM 도발로 드러났다. 이후로도 북한은 추가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11월 18일 최종 시험발사에서 미 본토를 때릴수 있는 사거리를 실증했다. 당시 김정은은 딸 주애를 데리고 최종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다.

화성-17형의 첫 시험발사는 열병식 공개 후 1년 4개월만이 이뤄졌다. 하지만 신형 ICBM은 더 빠른 시기에 최초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ICBM용 대출력 발동기(고체엔진)의 지상 분출시험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그만큼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도 다음달 중순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신형 ICBM의 첫 시험발사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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