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측 “김기현에 서운함 있지만 안철수 지지할 순 없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을 두고 나 의원 측에서 ‘(김 후보에) 서운한 사실이 있었더라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 순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할 때 여러 도움을 줬던 박종희 전 의원은 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날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와 오찬을 하고 손을 맞잡은 것을 두고 “사실상 지지선언으로 봐야 된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는 두 손을 내밀었고 나 전 의원은 굳은 얼굴로 한 손만 잡고 있는 장면이 노출된 것에 대해선 “얼굴표정에 속내들을 나타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좀 더 화끈하게 지지를 해줬으면 하는 생각, 나 전 의원은 김 의원이 그동안에 있었던 불편한 일들을 중간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그런 서운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직 섭섭할 것 같기도 하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 서운한 것보다는 대통령 주변에 있는 분들이 그동안 쏟아냈던 말, 초선 의원 성명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현직 당협위원장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지지하는 건 당헌34조 위반이기에 시원하게 이야기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제 당이 어떻게 가야 되겠다 하는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보이지 않을까? 앞으로 김 후보를 위해 이런 저런 일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후보에 대해선 “국민들이 보는 안 의원에 대한 시각과 당원들이 보는 시각이 조금 차이가 있다”며 “안 의원이 박원순 시장 지지하면서부터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나. 민주당에 들어갔다가 또 국민의당을 만들고 결국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끝내고 당에 들어와서 섞이고 못 섞이고 등등의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안 의원에 대한 신뢰에 조금 결이 다르다”고 평했다.

이에 진행자가 “나 전 의원 입장이 안 후보를 믿을 수 없다, 지지하거나 연대할 수는 없다는 말이냐”고 재차 묻자 박 전 의원은 “‘지지하기 어렵다, 힘들다’는 것이 나 전 의원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