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전 北핵실험 물 건너갔나… “임박 징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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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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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미국 중간선거(현지시간 8일) 전 제7차 핵실험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미 당국은 여전히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과 관련한 특이동향이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부터 북한의 핵실험 가능 시점을 미국 중간선거 이전으로 예상해왔다. 전문가들 또한 북한이 대미(對美)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향후 2년 국정운영 동력을 가늠할 중간선거에 맞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정부어떤 대비를 하고 있느냐’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핵실험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진 않으면서도 “(핵실험이) 아주 임박했을 때 보이는 징후가 아직 없다”고 답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을 땐 대개 지휘통제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기존 작업 인력들은 대피하고, 그 외 전원 공급과 방사능 물질 유출 방지 등을 위한 작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한미 당국의 정찰 감시자산엔 이 같은 움직임이 아직 식별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핵공학 박사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풍계리 주변에서 되메우기, 임시건물 세우기, 인력 대피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수일 내 마무리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단지 한미 감시자산을 속이기 위해 급박하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시간을 두고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중간선거 투표는 8일 오전 6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오후 7시(한국시간 9일 오전 9시)까지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이 5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날(11월29일)을 전후로 신형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함께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11월 초를 넘긴다면 연내엔 사실상 핵실험을 감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장을 조성한 풍계리 만탑산 일대는 기본적으로 화강암 지대여서 당초 지반이 안정적인 편이었으나, 2006~17년 기간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일부 지반이 내려앉는 등 상당한 변화가 왔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도 최근 발간된 ‘국방과 연구’ 11월호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화강암 지대가 불안전한 상태여서 핵실험의 안정성 우려, 실험가능 여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곧 동절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갱도를 굴토하거나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되메우기 등 작업여건이 열악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북한의 단기간 내 핵실험 실시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앞서 국내외에선 북한이 지난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선언했을 때도 “더 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말부터 폐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 재건에 나섰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미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역대 6차례 핵실험은 1월(2016년 4차)과 2월(2013년 3차), 5월(2009년 2차), 9월(2016년 5차 및 2017년 6차), 그리고 10월(2006년 1차)에 각각 진행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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