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욕했잖느냐…국민도 귀가 있고 지성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0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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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9층 서재필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9.30.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단독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데에 이어 30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며 맹폭을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30일 오전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이 있다”며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언급하며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냐, 욕했지 않냐, 적절하지 않은 말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으며 “국민을 존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말리믄’ ‘발리믄’이라고 말하는데 보니까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더라”(26일) 며 발언의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이던 이 대표가 해임건의안 가결에 발맞춰 본격 태세 전환에 나선 것.

그는 이어 “잘못했다고 해야지,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며 “나는 기억 못 하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이냐. 국민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방치하면 외교 참사에 이어 경제 참사가 벌어질 것 같아 도저히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포함해 외교와 관련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응 기구를 함께 만들어보면 좋겠다”고도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9층 서재필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9.30. 뉴시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을 향해 해임건의안 수용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 국회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간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윤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날 국민의힘이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식 협박”이라며 “막무가내 대통령이자 먹통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낸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에 대해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일축했다.

박 장관을 겨냥한 공세도 이어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본인(박 장관)이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에 김두관 당시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며 “끝끝내 장관 소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저희도 장관의 출석을 허용치 않는다든지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정권외교참사거짓말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고민정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결국 대통령께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러려면 박 장관께서 자진 사퇴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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