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시스|정치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민주당, 이번엔 ‘내부총질’ 논란

입력 2022-05-21 07:18업데이트 2022-05-21 07:1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내 성비위 사과를 계기로 ‘내부 총질’ 논란에 휩싸였다.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 사과와 박완주 의원의 성범죄 의혹에 박 위원장은 “사과드린다”며 박 의원 제명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강성 지지층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사과할 때가 아니다”며 반발했다.

강경파 당원들은 당원게시판 등을 통해 “사과만 하면 지방선거를 진다는 것 모르냐”며 “국민들은 민주당은 진짜 잘못만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고 박 위원장을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박 위원장을 향해 “이 시국에 최 의원에 대해 내부총질이라니 상황 판단도 못하는 자가 비대위원장이 말이 되냐”며 사퇴까지 종용했다.

이들의 실력행사는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자칭하는 ‘개딸’들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비대위원장 사퇴 촉구 및 사과 요구’를 열어 “박 위원장은 무분별한 해당행위에 대해 사과하라. 사과하고 싶지 않다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 지지자가 지난 12일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마치고 나온 박 위원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위원장에 대한 잇따른 비난은 성비위 사건을 기점으로 본격화됐지만 박 위원장의 ▲검찰 수사권 조정 신중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꼼수 탈당’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사과 요구 등에 대한 지지층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질서있게 철수하고 민생 법안에 집중하는 길이 있다”고 했다.

같은달 22일에는 검찰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해 민 의원이 ‘꼼수 탈당’한 데 대해 “편법을 관행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같은달 25일에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에 대해 법원이 동양대 표창장, 6개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라고 판결한 만큼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는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을 향한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탄희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총질이라는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선거기간이니 그에 맞는 특수성이 있지만 추후에 이 문제는 반드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밝혔다.

이동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지지자분들은 박 위원장의 사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한다”며 “이는 잘못된 해석이고, 우리 안에 분열을 만들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강성 지지층의 의견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온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내부 비판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비판을 하고 싶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 자유롭게 하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오만함을 지적하며 민주당이 승리한 지방정부가 이를 견제할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비대위의 최대 과제”라고 했다.

박 위원장의 거취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내부총질’보다 대여투쟁에 더 집중하라며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강성 지지층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국민 여론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 수사권 조정 법안을 처리했지만 국민 여론은 냉담했다.

당내 일각의 우려에도 검찰 수사권 조정 법안을 최종 처리한 지난 3일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은 40%(5월 3일~4일 조사, 한국갤럽)에서 31%(5월 10일~12일 조사, 한국갤럽)으로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0%에서 45%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민심과 괴리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에 대해 ‘문파’에서 ‘개딸’로 명칭은 바뀌었지만 “변한 게 없다”고 진단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강성 지지층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 정치인들도 거기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민주당이 자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 교수는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이러면 안 된다”면서도 “강성 지지층의 영향이 강한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자정작용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국민 여론에 호소해야 하는 총선에 가까워져야 ‘중도적 노선을 가져야 한다’며 (자정작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민주당의 최근 모습에 “자성해야 한다”며 “지지층이 노쇠화 되면 새로운 마켓(지지층)을 찾아야 하는데 마켓을 찾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당내 쇄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강성 지지층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해서 정치가 나아졌냐고 하면 전혀 아니다. 정치인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정치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