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산 투입된 민간단체 대북지원, 분배 결과 확인된 건 ‘0건’

권오혁 기자 입력 2021-10-21 14:33수정 2021-10-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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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 이래 지원사업 16건 중 사업 종료는 단 1건
북한 비협조로 반출 못 하거나 ‘깜깜이’식 지원
北에 물품 보내도 분배 결과 확인 불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협력기금이 투입된 대북 인도지원 사업들이 취소됐거나 북한에 보낸 물품의 분배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 대부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지난달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통해 대북 영양·보건 협력 정책 사업에 100억 원의 남북협력기금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대북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이 성사돼 북한 내 분배 결과까지 확인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이 통일부와 수출입은행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6건의 대북 인도지원사업에 약 433억 원의 남북협력기금 지원이 이뤄졌다. 이 중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 북한에 쌀 5만t을 지원하려던 사업(138억 원) 등 5건이 취소돼 약 191억 원이 환수됐다. 유일하게 지원사업이 성사돼 종료된 건은 국제기구인 WFP와 유니세프를 통해 진행한 북한 영양·모자 보건 지원사업(94억 원)이고 나머지 10건은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진행 중인 사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와 북한의 비협조로 지원 물품을 북한에 못 보내거나 이미 보낸 물품의 분배 상황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 정부 이래 승인된 국내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사업 9건 중 1건은 취소됐고 8건이 진행 중이다. 이 중 2019년 승인된 방한용품 지원사업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지원사업 2건은 물품을 북한에 보내지 못한 상태이고 농촌 아동 방한복, 기생충 구충제 원료, 의료장비 지원사업 3건은 국내에서 반출은 됐으나 북한 내에서 어떻게 분배됐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을 받는 지원사업의 경우 물품이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적절히 분배됐는지 확인 절차를 거쳐야 사업이 종료되지만 2019년과 지난해 승인된 민간단체들의 지원사업들은 이 같은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

이에 따라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지원 물품이 제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규 의원은 “북한 당국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면 인도적 지원사업에 적극 호응하고 정부도 국민 혈세로 지원사업을 펼치는 만큼 북한의 태도와 상황을 감안한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국민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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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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