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찰-추첨 대장동 6개 부지, 제일건설이 모두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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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논란]
경쟁입찰 땅마저 몰아주기 의혹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특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가운데 터널을 중심으로 왼편이 A1, A2, A6 구역, 오른편이 A10 구역이다. 위로는 빌딩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가 위치해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특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가운데 터널을 중심으로 왼편이 A1, A2, A6 구역, 오른편이 A10 구역이다. 위로는 빌딩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가 위치해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지구에서 경쟁입찰과 무작위 추첨에 부쳐진 아파트 부지 6개 블록 전체가 시공능력평가 37위 건설사인 제일건설 관계사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업자인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으로 5개 블록을 우선 공급받아 3000억 원에 이르는 분양수익을 냈을 뿐 아니라 공개 매각된 부지마저 특정 업체에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동아일보가 대장지구 택지 공급 현황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2017년 4월 아파트 부지 6개 블록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다. 입찰 대상은 대장동 아파트 부지 12개 블록 중 화천대유가 우선 공급받은 A1·2·11·12블록과 임대주택만 지을 수 있는 A9·10블록을 제외한 6개 블록 전체다.

입찰은 A3·4·6블록과 A5·7·8블록으로 3개씩 묶어 진행됐다. A3·4·6블록은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된 반면 A5·7·8블록은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됐다. 182곳이 참여한 A5·7·8블록 추첨에선 제일건설의 자회사(지분 51%)인 ‘영우홀딩스’가 용지를 모두 낙찰받았다. 이후 제일건설은 영우홀딩스 등과 시행사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대장일PFV’를 설립해 시공까지 맡았다.

제일건설은 A3·4·6블록 시행에도 참여했다. 해당 부지를 낙찰받은 시행사인 ‘성남대장PFV’에 제일건설이 지분 투자를 한 것이다. 현재 제일건설은 성남대장PFV 지분 2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확률로 따지면 엄청난 확률”이라며 “뒷배가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추첨으로 진행된 입찰이 공정했는지 외부에서 알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 나온 당시 공고에 따르면 추첨은 ‘성남의뜰 사무실 집행책임자 PC’에서 이뤄졌다. 성남의뜰로부터 실무를 위탁받은 화천대유가 별도의 외부 감시 없이 추첨을 주관했다. 당시 공고를 올린 사람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었다. 제일건설 측은 “영우홀딩스는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통해 (A5·7·8블록 낙찰자로) 선정됐다”며 “컴퓨터 추첨은 객관성과 신뢰성 있는 방식”이라며 추첨 과정과 관련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A3·4·6블록 시행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선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분투자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대장동#제일건설#화천대유#성남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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