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원자로에 플루토늄 추출 시설… ‘북핵 심장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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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개발 단지 영변은…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이다. 과거 북한 핵위기 때마다 핵물질의 생산 거점이자 최우선 비핵화 대상으로 북-미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에 조성된 영변 핵시설은 여의도 면적의 약 3배(약 891만 m²) 규모의 부지에 1963년 도입한 소련제 연구용 원자로(IRT-2000) 등 400여 개의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다.

가장 핵심 시설인 5MW 원자로는 영국의 콜더홀 흑연감속로를 모델로 1979년 착공해 1986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연소시킨 뒤 나온 폐연료봉(사용 후 핵연료)을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에서 재처리하면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은 2002년 이후 최소 네 차례 이상 재처리를 통해 확보한 플루토늄 일부를 핵실험용 폭탄 제조에 사용했고, 현재 50여 kg을 보관 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미 정찰위성은 5MW 원자로의 열기와 증기 방출 여부 등을 추적 감시하면서 재가동 징후를 파악해 왔다.

방사화학실험실은 길이 190m, 폭 20m의 6층 건물로 폐연료봉에 든 핵물질을 화학적으로 추출하는 퓨렉스(PUREX) 공정을 갖추고 있다. 영변 핵시설에는 2차 북핵 위기를 촉발시킨 우라늄 농축시설도 있다. 북한은 2010년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이 시설을 서방세계에 처음 공개했다.

당시 헤커 박사는 “영변에 설치된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40kg 정도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에 이 시설의 규모를 두 배가량 확장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폭우로 영변 핵시설 인근의 구룡강이 범람해 핵시설의 냉각수 공급을 위한 펌프시설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영변 원자로#북핵 심장부#최우선 비핵화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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