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文정부 아킬레스건 ‘경제’ 공략…잇단 만남 의미는?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2일 1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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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모종린 만나 "정치인들, 소상공인 관념적 지원"
'임대차법 비판' 윤희숙, 'LH 비판' 유현준 등 만나
청년 실업도 관심…신세돈 "뜻 없다면 왜 만나겠나"

윤석열 전 총장이 최근 정치, 경제, 학계 등 각계 인사를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일련의 행보의 의미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청년’과 ‘경제’ 그중에서도 소상공인, 부동산 문제 등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손실보상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문제나 불공정 의혹이 불거진 LH 사태처럼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현안과 관련된 인물을 만난 것은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청년 문제에 대해서도 공정과 일자리를 두 축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모양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지난 1일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최근 서울 연희동에서 만나 장시간 회동을 가졌다.

시사평론가 장예찬씨는 2일 유튜브 채널 ‘장예찬TV’를 통해 윤 전 총장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은 바로 청년이어야 한다”며 “골목상권 살리기에 청년, 자영업자, 지방균형발전 세 가지 요소들이 다 담겨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골목상권 개발에도 독특한 문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 골목상권 주인공은 청년이 돼야 한다. 서울 연희동처럼 골목상권이 뜨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 소상공인도 행복해지고, 지방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장씨는 전했다.

특히 장씨는 “윤 전 총장과 모 교수가 정치인들이 골목상권과 골목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상공인 문제를 너무 전통적이고 관념적인 방식으로, 일방적인 지원만 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판했지만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연희동을 모범 사례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띄운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평이다.

윤 전 총장이 ‘임대차 3법’ 비판 “난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화제를 모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것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윤 의원의 책 ‘정책의 배신’을 읽었다고 말하며 정치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의 배신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서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등을 겨냥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7일 유현준 홍익대 교수를 만나 LH 사태와 주택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LH 사태는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만남의 의미가 더 노골적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 4월11일에도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나 LH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도 아쉽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전문가인 정 교수와 만남에서 윤 전 총장은 노동시장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대단히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했다”면서 “특히 청년 실업 문제 등과 연관 지으며 비정규직의 결혼과 출산 문제 등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쓴 소리를 낸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권 원장은 자영업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1987년 원죄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른바 87년 체제 책임론이다. 직선제 개헌을 얻어낸 이후 노동조합이 빠르게 세를 불리며 급증한 임금 비용이 현 자영업 과잉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주장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뉴시와의 통화에서 “뜻이 없으면 그런 사람들을 왜 만났겠나”라며 “문재인 정부를 칭찬하려고 했다면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을 안 만났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이 정부가 무엇을 못하는지를 모르겠나”라며 “향후 정치 참여 선언을 할 때도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다. 현장을 봤더니 너무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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