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진행 나선 丁 총리…정책 홍보 넘어 대선 행보 주목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2일 0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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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 '총리식당' 정책 토크쇼…'총리님과 일화' 질문도
"文 지시로 디지털 강화"…개인 홍보에도 적극 이용
공수처 등 정치적 현안에 적극적 SNS 메시지 발신
총리실 "연말까지 코로나 확산세 꺾는데 역량 집중"

정세균 국무총리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공식 일정은 대부분 코로나19 대응에 맞춰져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홍보 영역에선 다르다.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TV프로그램 진행에도 나섰다.

정책 홍보 차원의 활동이라지만,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8일부터 KTV국민방송에서 ‘어서오세요 총리식당입니다’라는 토크쇼를 진행한다. 매주 금요일 각 부처 장관을 초청, 장관이 좋아하는 음식을 내놓고 대화를 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홍보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총리 이름을 내걸고 직접 ‘호스트’로 나서는 프로그램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총리 개인 홍보 효과에도 주목한다.

첫 손님으로 등장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방미 성과 등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중간 중간 ‘공적인 자리에서와 사적인 자리에서의 총리 이미지가 다른가’, ‘총리님과 기억에 남는 일화’와 같은 질문을 받고 답을 했다. 정책을 알린다는 프로그램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대화 도중 국가보훈처가 지난 6월 6·25전쟁 유엔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00만장을 지원했다는 내용이 나오자 정 총리는 “그게 제 아이디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화면에도 ‘정 총리 아이디어’라는 자막이 띄워졌다.

이어 11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연한 2화에서는 박 장관이 “일반 사람들은 총리님이 유하신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결단하시면 반드시 실천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공직사회의 적극행정을 강조하는 정 총리의 ‘접시론’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총리실은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 운영자들에게 총리실의 주요 정책·보도자료를 제공, 정책을 홍보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총리실은 이 모든 활동이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례회동에서 ‘총리를 중심으로 직접 디지털 정책 홍보를 강화해달라’는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총리실은 이후 두달 여 동안 기존 소통지원국 산하에 있던 뉴미디어과를 디지털소통국으로 승격시키고, 그 아래 뉴미디어 총괄 및 운영국을 만드는 등 관련 조직을 개편했다.

담당 조직을 확대함으로써 뉴미디어를 통한 정부 정책 홍보에 더 힘을 쏟을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를 통해 총리 스스로의 홍보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런 변화는 지난 10월 신임 공보실장 취임과 맞물리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죄 확정 판결과 지난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 지난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 통과 등과 같은 정치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SNS 메시지를 내고 있다.

메시지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산업부 장관을 하는 등 개인적 인연이 특별하기도 하지만, 대권을 염두에 두고 여권 지지층을 공략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총리의 홍보 활동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에 목소리 출연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지하철 2호선 10개역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식사문화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하는 정 총리 목소리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를 두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문화 개선을 위해 범정부를 대표하는 총리가 나서주면 좋을 것 같아 제안을 드린 것”이라고 전했다.

총리실 측은 “지금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코로나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코로나 확산세를 꺾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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