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폭군’ 부른 블링컨, 北 도발시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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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5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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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 때 인사들이 대거 복귀하며 ‘전략적 인내’ 노선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24일)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바이든호(號)’의 첫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첫 내각 인선의 특징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 관료들의 복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장관 지명자인 토니 블링컨은 2009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4년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오바마 2기 때는 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도 오바마 1·2기 행정부에서 각각 힐러리 클린턴 초대 국무장관 부비서실장과 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두 사람이 오바마 행정부 출신인데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면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기대하기 보다는 전략적 인내 노선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링컨 내정자는 지난 9월 미국 CBS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세계 최악의 폭군’이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두고는 “세 번의 공허한 회담”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블링컨은 그동안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해왔다. 지난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에도 대북 제재에 힘을 실어왔다.

이같은 블링컨의 대북 정책 기조로 인해 북한이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으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블링컨이 오바마 정부 1기의 대북 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기획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외교가에선 대북 정책의 진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꼭 과거의 기조를 유지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2018년 북한이 미국과의 첫 정상회담을 치렀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달라진 상황 속에서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여러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워 북미 고위급회담을 추진해야 하는 등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언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다양한 옵션을 통해 비핵화 협상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신호를 북미 양측에 전달하는 한편 중재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성장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3일(현지시간)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북한의 핵능력이 중동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양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또 다른 방법으로는 미 행정부의 기존의 대북 협상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진행해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 작성된 페리 보고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북 전략 보고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추진한다면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북한 체제의 실질적인 2인자인 김여정 또는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대타협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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