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대남 군사행동 보류, 미국의 개입 우려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8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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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것은 미국의 개입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주장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2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미국 정찰기가 감시하는 가운데 북한이 무력을 행사하는 군사 도발에 나서면 미군 개입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 김 위원장이 군사 행동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배포를 문제 삼아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다음날 각종 군사훈련 재개를 예고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23일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대북 전단을 계기로 한국을 압박한 것은 북한 내 불만을 외부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인민생활 향상을 기치로 내건 김 위원장이 경제적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장기간의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북한 경제가) 절망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남북 경제협력 사업 재개를 반영한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한국에 압박하려는 노림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워킹그룹회의에서 미국 측의 반대로 남북경협이 재개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 뒤 “북한은 한국이 더 이상 워킹그룹을 핑계로 삼지 못하도록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나 군사행동 계획 예고란 충격 수법을 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남북경제협력 사업 재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한 약속”이라며 “한국 정부가 절실한 태도로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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