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김정은 ‘하노이 빈손’ 분노 폭발…美 ‘직접 자극’은 피해”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7일 0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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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대 긴장 고조, 美 압박하는 더 큰 전략 일환"
"北, 내부 불만 표출 필요…美 직접 도발 시 보복 우려"

북한의 북측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빈 손 복귀’에 대한 누적된 분노 표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연락사무소 폭파는 한국과의 관계 종말의 신호(death knell)’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서 빈 손으로 곤혹스럽게 돌아왔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누적된 분노가 폭발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폭발은 사실상 지난 2년 동안 유지됐던 한반도에서의 데탕트(긴장 완화)를 부쉈다”라며 “이번 폭발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 실체적 유산 중 하나를 파괴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에 대한 자신의 분노 또한 표시했다”고 했다.

지난 2년간 화해 무드를 조성하긴 했지만,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는 틀어져 왔다는 게 NYT의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에서 경제 재건을 위한 제재 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NYT는 “김정은에게 이는 보기 드문 곤란한 상황이었다”라며 “(북한의) 선전 담당자들은 그가 기념비적인 무언가를 달성하리라는 내부 기대를 구축했었다. 대신 그는 빈손으로 귀국함으로써 나약해 보이는 위험을 감수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한국을 비난한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김정은 정권이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대신 보다 안전한 도발 상대로 한국을 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YT는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분석을 인용, “북한은 내부 불만과 분노를 표출해야 했지만, 직접적으로 미국을 도발할 경우 보복을 두려워했다”라고 전했다. 한국을 겨냥해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우회적으로 미국에도 불만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실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락사무소 폭파에 직접 반응하진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타격과 플로이드 시위 국면에서 북한의 입지도 덩달아 넓어졌다는 것이다.

NYT는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분석을 인용, “한국과의 긴장 고조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김정은의 더 큰 전략의 일환”이라며 “미국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북한은 보다 미국에 초점을 둔 도발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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