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기업 南서 영리활동’… 정부, 법 마련 나선다

황인찬 기자 입력 2020-06-01 03:00수정 2020-06-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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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인정-근로자 고용 허용 등…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초안 공개
美 주도 대북 경제제재와 충돌
정부가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 있게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내 경제 활동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수익을 인정하고, 한국인 노동자 고용도 허용하겠다는 게 핵심으로 사실상 미국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와 배치되는 것이다. 이는 비핵화 대화에만 매달리지 않고 남북 협력은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남북 협력과 비핵화 속도를 맞추라”는 미국과의 대북 엇박자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교류협력법) 개정안 초안에는 남북 경협 활동 등을 정의한 ‘경제협력사업(제18조의 3)’이 신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남한과 북한의 주민이 경제적 이익을 주된 목적으로 상대방 지역에서 이윤 추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국 기업이 북에 가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을 보장하는 근거를 개정안 초안에 새로 추가한 것.

구체적인 허용 범위로는 △상대방 지역이나 제3국에서 공동 투자 및 결과에 따른 이윤 분배 △증권 및 채권 △토지, 건물 △산업재산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광업권, 어업권, 전기·열·수자원 등 에너지 개발·사용권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북한이 한국에서 사업을 할 때 제3국 기업과의 합작도 허용하며, 북한 기업이 한국에서 한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행위도 허용된다.


그러나 이런 정부 개정안은 기존 국제사회 주도의 각종 대북 제재와 충돌하는 대목이 많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는 회원국은 자국 내에서 북한 기업체나 개인들과 기존 및 새로운 합작사나 협력체를 개설, 유지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벌목공, 식당 종업원 등 유엔 회원국 내에서 소득 활동을 하는 모든 북한 노동자를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송환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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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 국무부는 정부가 남북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의 사실상 폐기,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활성화하는 교류협력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혔을 때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동맹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정부는 이 내용이 담긴 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대한 온라인 공청회를 지난달 28일 마쳤으며 연내 정부 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기업#영리활동#남북교류협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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