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경제행보 힘 싣는다…코로나 충격 최소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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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금주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따른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할 전망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축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주요 경제 주체 초청 원탁회의를 주재하는 등 이번 주 경제 일정을 소화하면서 코로나19에 ‘방역’과 ‘경제’의 투트랙 대응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신천지 사태로 지난달 중순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상대적으로 방역 행보에 집중해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미국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각국의 교류도 위축되고 있어 코로나19의 경제 영향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뉴스1과 통화에서 “결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경제 문제가 당면한 현실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리 챙겨야 한다”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고, 국제 교역량이 축소되는 상황으로 간다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특별히 충격이 심할 수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이는 문 대통령이 방역상황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지시해왔던 부분이고, 그런 차원에서 계속 관련 행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금융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개최하면서 경제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 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의 비상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면서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일을 어떻게든 국민의 편에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금융·통화당국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증시 폭락으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매매거래를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모두 발동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16일부터 6개월간 유가증권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2.89p(3.43%) 급락한 1771.44로 마쳤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2년 7월25일(1769.31) 이후 약 7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39.49p(7.01%) 급락한 524.00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은 금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 금리를 현행 1.25%에서 1.00%로 0.25%p 낮추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던 만큼 정부의 재정정책 만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의 공조를 요청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미 연준(Fed)도 코로나19 파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0.25%p의 2배인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안 가본 길’을 가게 된다. 기준금리 연 1.00%는 사상 최저치다.

이런 비상국면에서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는 경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WHO의 팬데믹 선언이 있기 전이었던 지난달 13일 개최한 경제계 간담회에는 삼성·현대차 등 6개 기업 총수들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참석의 폭을 넓혀 경영계뿐 아니라 학계와 노동계와 금융계, 소상공인 등 여러 분야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경제 행보에 무게추를 옮기긴 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방역에 관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대처할 계획이다.

또 다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확진자보다 완치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부분이 초미의 관심사니까 방역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6명(누적 8162명)으로 지난달 21일 이후 23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구 41명 다음으로 경기와 서울이 각각 11명과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완치자는 120명이 추가돼 누적 834명을 기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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