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본색 드러나”…한국당 예결위원장 후보경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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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5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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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싸움이 시작되니까 계파의 본색이 아주 온전히 드러났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거부하고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황 의원이 경선을 보이콧함에 따라 한국당은 경선 상대였던 김재원 의원을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당내 계파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역임했고, 소위 ‘친황(친 황교안)’계 인사로 분류된다. 나경원 원내대표와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 나 원내대표 역시 지난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잔류파(친박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았다고 보는 만큼 황 의원은 김 의원의 위원장 선출에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고 보는 것이다.

황 의원은 “1년 전 후반기 원 구성 당시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안상수 의원(전 예결위원장)과 여러 논의 끝에 제가 후반기 1년 예결위원장 임기를 받는 것이 조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측근을 예결위원장에 앉히기 위해 당이 그간 줄곧 지켜온 원칙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공개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도 공개발언을 통해 경선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으나 원내지도부에 의해 저지당했다.

황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거취까지 언급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으나 일단 탈당보다는 ‘당내 투쟁’으로 선회할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선출에는 총 182표 중 156표(86.71%),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에 182표 중 157표(86.26%)를 기록했으나, 김 예결위원장 선출에는 182표 중 113표(62.09%)를 득표했다.

다른 정당들이 타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특별한 이유 없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는다는 관례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선출에는 한국당내에서만 의원 40여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산된다.

나 원내대표는 황 의원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원칙을 지킨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후반기 원 구성 당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자체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2심까지 무죄를 받은 만큼 경선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반면 황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당선무효형을 받은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당은 공당이다. 공당으로서 큰 원칙이 있다. 작은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원칙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며 당내 불만을 가진 의원들과도 “많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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