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서해 추락 KF-16D, 연료 주입장치 고장…엔진 멈춰 사고”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9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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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연료 주입장치 고장으로 인한 사고
美공군·록히드마틴과 정밀 분석 규명 예정
정밀 점검 후 31일부터 KF-16기종 비행재개

지난 2월 서해상으로 추락한 KF-16D 전투기 사고는 연료 주입장치에 문제가 생겨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29일 “KF-16D 추락사고 조사결과 항공기 엔진 연소실로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서 ‘엔진 정지’(Flame Out)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27일 비행훈련을 위해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KF-16D 1대가 이륙 13분 만에 충남 서산 서쪽 약 46㎞ 해상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사고 전투기가 이륙 13분 만에 추락했고, 조종사들이 비상 탈출했다는 점으로 미뤄 기체 이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해왔다.

공군에 따르면 당시 항공기는 이륙 후 정상적으로 상승해 훈련 공역에 진입했다. 임무 시작 전 실시하는 점검을 위해 선회 기동을 준비하던 중 고도 약 4500m에서 갑자기 엔진이 멈췄다.

조종사들은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 공중재시동 절차를 두 차례 수행했지만 재가동되지 않아 비상탈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종사 2명은 고도 1150m에서 비상탈출 후 바다로 떨어졌고, 민간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공군은 사고발생 직후 비행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항공안전단 사고조사실장을 단장으로 비행, 정비, 항공관제 분야 등 13명의 전문요원으로 사고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조사에는 항공기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엔진 제작사 프랫 앤 휘트니 소속 전문요원 3명도 함께 참여했다.

사고조사단은 연료 계통 부품들에 대한 정밀 조사와 제작사, 미 공군 전문가의 추가 검증을 거친 결과 연료공급 중단 원인으로 ▲연료펌프로 유입되는 연료도관 막힘 및 공기유입 ▲연료펌프 내부의 막힘 ▲엔진연료 조절장치로 유입되는 연료도관의 막힘 등 세 가지를 도출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기 엔진 부품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는데 엔진계통의 부품 대부분이 깨지고 열려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며 “사고기에 연료를 주입한 유류차량이 다른 전투기에도 같은 연료를 공급해 연료에도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군은 연료공급이 중단된 보다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미 공군과 제작사의 지원 하에 다양한 지상실험과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으로 규명 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전 점검을 통한 예방 차원에서 비행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현재 모든 KF-16 전투기 연료계통에 대한 정밀 특별 점검과 핵심부품인 필터 교체를 진행 중이다.

공군은 비행재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KF-16 조종사를 대상으로 안전대책 및 비상처치절차를 교육한 뒤 특별 정밀점검을 마친 KF-16 전투기를 시작으로 31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임무에 투입할 방침이다.

비행임무 재개 첫날인 31일 원인철 공군총장이 서산비행장에서 KF-16 전투기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할 예정이라고 공군은 전했다.

이번 사고기는 1998년 생산됐다. 비행 수명 연한은 8000여 시간이지만 실제 비행시간은 6000여 시간으로 작전 운용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KF-16계열 전투기 120여대를 운용 중이다.

공군 관계자는 “조사결과 엔진 안전위험도 평가에서도 비행재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유사사례 재발 가능성도 극히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사고방지 및 안전대책을 적극 추진해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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