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야외기동훈련 ‘대대급 이하’만 함께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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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키리졸브-독수리훈련 폐지]키리졸브 이름 ‘동맹’으로 바꾸고
北타격 시나리오는 아예 배제… 독수리훈련, 존재-명칭 사라져

4일부터 시작되는 새 한미 연합 훈련 ‘동맹’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연습이라는 점에서 기존 키리졸브(KR)와 형식이 같다. 한미 연합군이 북한이 전면 남침하는 상황을 가정해 전시작전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행해 보고 전쟁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미 본토나 주일미군기지 등에서 들어오는 미군 증원 전력의 한반도 전개 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도 같다.

다만 새 훈련 ‘동맹’은 훈련 범위가 대폭 축소됐다. 기존 키리졸브는 북한군에 대한 방어는 물론이고 특정 시점에서 한미 연합군의 반격, 북한의 재공격 가능성을 막기 위한 북한 지휘부 축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북한 안정화 방안까지 모두 시뮬레이션해 보는 방식이었다. 북한의 도발이 임박할 경우 공대지 미사일 등 한미 연합 자산을 동원한 선제타격도 훈련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동맹’은 방어에 한해 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어 이후 진행되는 반격 등의 절차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방어 이후의 절차가 빠지다 보니 훈련 기간 역시 기존 약 2주(휴일 포함)간 진행되던 것에서 9일간(4∼12일 실시)으로 줄었다. 한미 모두 정확한 참가 병력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병력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미는 단순 연번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키리졸브 명칭을 ‘19-1 연합연습’으로 바꿀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동맹’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 명칭 역시 ‘DONG MAENG’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연합사 측이 한미 연합 훈련은 한미동맹의 근간인 만큼 한미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의미에서 ‘동맹’이라는 한국어 명칭을 부여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전투기, 전차, 함정 등 한미 연합 자산이 대규모로 동원됐던 야외 기동 훈련 ‘독수리훈련(FE)’은 명칭이 아예 사라진다. 독수리훈련은 특정 훈련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 봄 특정 기간에 진행돼온 육해공군 특수전 훈련, 상륙 훈련, 전투장비 및 군수물자 지원 훈련 등의 한미 연합 훈련을 묶어 부른 명칭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특정 기간 실시되는 연합 훈련에 ‘독수리훈련’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을 방침이다. 올해부터 연대급 이상 대규모 훈련은 한미가 따로 실시하고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에 한해서만 한미 연합으로 연중 실시한다.

한미는 당초 15일부터 2개월간 진행되는 다수의 훈련을 묶는 방식으로 ‘독수리훈련’을 실시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명칭도 19-FE나 FE 2.0 등으로 일부 변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별도의 기간을 정하지 않는 방안이 확정되면서 자연스럽게 명칭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야외기동훈련#키리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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