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중소기업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제조업 활력 찾아야 경제 살아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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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경제 살리기 총력전]제조업 공장 10곳중 3곳 개점휴업
근로시간 단축되는 내년 더 문제
洪부총리, 아산 車부품업체 찾아… “탄력근로 곧 확대” 현장 다독여

스마트공장 방문한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스마트공장 우수사례로 선정된 경남 창원시 삼천산업을 방문해 이 회사 최원석 대표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 대통령, 최 대표. 창원=청와대사진기자단
스마트공장 방문한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스마트공장 우수사례로 선정된 경남 창원시 삼천산업을 방문해 이 회사 최원석 대표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 대통령, 최 대표. 창원=청와대사진기자단
“일할 사람 자체가 없어요. 기술자들이 중국, 싱가포르로 다 빠져나갔는데 어떻게 합니까?”

경남 거제에서 조선 기자재 업체를 운영하는 이성신 사장은 본보 취재팀이 최근 업황을 묻자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은 “단가는 내려가는데 인건비는 오르고, 근로시간은 줄여야 하니 협력업체들은 4중,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소한의 인력마저 없어 모두 문 닫을 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에서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전통 주력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예산으로 1조2086억 원을 배정했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을 3만 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제조업 살리기’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업황이 붕괴가 우려될 정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중심이자 일자리의 보고(寶庫)인 제조업을 살리지 못하면 경제 성장과 고용도 불가능하다.

○ 제조업 가동률, 외환위기 이후 최저

제조업은 현재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진 데다 투자 부진, 생산 감소, 고용 하락 등의 악재가 겹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8%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9월(6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장 10곳 중 3곳은 개점휴업 상태란 뜻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도 449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 감소했다.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기업들의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82에서 지난달 73으로 떨어졌다. 미래가 불안하니 투자도 접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지난해보다 4.4% 감소한 181조5000억 원에 머물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6.3% 감소한 170조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제조업을 견인해온 반도체도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 반도체 호황이 끝나간다는 우려가 큰 데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추격도 매섭다. 올해 30대 기업의 투자액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금액이 45%에 이르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이 위축되면 제조업 전체의 성장동력이 급격하게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북 구미시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요즘 신규 채용이 거의 없다. 정부의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내년에는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호소했다.

○ 홍 부총리 “대기업도 투자 주체, 적극 만날 것”

정부도 제조업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충남 아산시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방문하는 것으로 취임 후 현장 행보를 시작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체 관계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근무시간이 부족한 데다 탄력근로 기간도 3개월로 한정돼 수출 물량이 밀려드는 시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탄력근로 기간을 1년까지 늘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내년 2월까지 탄력근로 기간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며 “앞으로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개편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대기업도 투자 주체로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 “투자가 이뤄지는 데 역점을 두고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경남 창원의 자동차 주물 부품생산업체를 찾아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의 위기는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위기”라며 “경제 주체인 기업의 활력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 / 아산=최혜령 / 김성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제조업 활력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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