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위장전입·부동산 투기·다운 계약서·증여세 탈루 해명에 ‘곤혹’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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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다운 계약서 작성, 증여세 탈루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야당은 이들 의혹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일제히 조 후보자의 ‘도덕성’을 공격했다. 청문회는 야당이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미비를 문제 삼아 반발하면서 조 후보자가 선서도 하지 못하고 개회 25분 만에 멈춰 서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1994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했지만 같은 해 7월부터 1995년 3월까지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옮겼다. 그 결과 조 후보자의 장남은 8학군인 강남구 압구정동 신사중학교를 배정 받아 입학했다.

그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명 기회를 제공하자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 당시에는 충분한 생각을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른바 명문 학교 입학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체벌과 학교 폭력 등에 대한 충격으로 학교생활이 어려움이 있어 친한 친구가 있는 학교로 진학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직접적으로 폭력과 체벌을 당했다는 뜻이냐”고 묻자 “크게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의 체벌, 이를테면 자로 때린다는 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주변 아이들이 폭력적이어서 애가 말을 잘 안하고 학교를 안 가려고 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장남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를 매매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장남은 만 21세였던 2004년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강변아파트를 8000만원에 매수했고 1년만인 2005년 3월 팔았다. 조 후보자는 독립 생계유지를 이유로 가양동 강변아파트 등 장남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21세 장남은 그때 당시 외교부에서 3개월 근무한 것이 고작”이라며 “120만원 소득이 다인데 어떻게 가양동에 있는 아파트를 살 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그때 장남이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하려는 때였다”며 “(장남이) 엄마한테 ‘내가 들어가서 생활 할 때니까 집을 마련해 달라’고 해서 엄마가 집을 사고 나중에 갚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장남이 부인에게 적금 2000만원을 빌려 매입했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나머지 매매대금 8000만원의 출처’를 김학용 위원장이 묻자 “전세를 끼고 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살 집을 전세 끼고 사느냐”며 “제가 볼 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를 해서 장남 명의로 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05년 서울 성동구 빌라를 매도하면서 실거래 5억원 보다 낮은 3억7000만원짜리 다운 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다운계약서 작성 인지 여부’를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캐묻자 “처(妻)가 부동산업체를 통해서 (해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해명 기회를 제공했을 때도 “우리 처가 중개업소를 통해 했는데 일일이 챙기지 못했던 점은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당시 관행이라 하더라도 지금 돌이켜보면 엄중한 준법을 해야 될 것 같고 투명한 삶을 살아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 자리에서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조 후보자 차남은 지난 2016년 외조부와 후보자로부터 각각 4800만원과 5000만원을 증여받았다. 차남은 증여를 받고도 2년 동안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다가 조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인 지난 8일 증여세 976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는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증여세 납부 시한’을 묻자 “증여받은 일로부터 3개월 내에 내야 한다”면서도 “이번에 증여세 대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바른미래 의원은 “솔직히 자식한테 아파트를 사주거나 몇 억원 정도 현금을 주지 않는 한 증여세를 신고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그래서 몇 천만 원 무심히 줬다고 답하는 것이 오히려 정직하다고 본다. 증여세를 내야하는 것을 이제까지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질타했다.

조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2016년 인터뷰에서 ‘투기와 투자가 구분이 안 되고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의식 없이 누구나 그런 삶을 살려고 하는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해놓고 후보자는 이런 일을 서슴없이 하냐”고 질타했다. 조 후보자는 “젊은 시절 분별없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후보자는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시절인 지난 2016년 인사청문 대상자들의 다운 계약서 작성,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등 행태를 지적하는 한 언론 기사에 인터뷰이로 등장해 대상자들의 도덕성을 꼬집었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사회가 개발 위주의 삶을 살면서 우리 사회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의 중요한 지표가 부동산이 되고 있다”며 “투기와 투자가 구분이 안 되고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의식 없이 누구나 그런 삶을 살려고 하는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4대강 사업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환경부 적폐청산위원회에서 그것을 다룬 것 같다”며 “말끔하게 정리가 안 된 것 같은데 취임을 하게 되면 검토를 해서 국민에게 밝힐 수 있으면 밝히겠다”고 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며 엄중 경고를 요구했다. 김학용 위원장도 조 후보자에게 관련법에 따라 고발 조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이자 의원은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캠프에서 역할을 맡은 바가 없다고 서면 답변했다”며 “지자체장이든 대통령이든 국회의원 선거든 지지선언하거냐 캠프에서 역할을 맡은 역할과 직책이 없다고 확신하냐”고 추궁했다.

조 후보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 산하 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7000만원 상당을 수당으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소속 학교와 공직 규정상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제가 기억을 가지고 말을 했다. 박원순 시장 때는 기억이 안 난다”며 “기억이 남았으면 했었을 것 같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임 의원은 조 후보자가 박 시장을 지지하는 희망새물결상임대표 등을 맡은 것을 지적하면서 “위증을 했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다. 신뢰할 수 없다”고 고발을 요구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은 것을 거론하면서 “후세 역사가는 문재인 정부가 고위 공직 인선 범위를 넓혔다고 평가할 것이다. 비도덕적인 분들에게도 고위 공직자가 될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전과자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민주당은 마이크로 플라스틱, 대구 취수원 이전, 미세먼지, 4대강 사업, 가습기 살균제 등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그는 “플라스틱이 오래 되면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며 “마이크로 플라스틱 같은 경우는 전 과정의 분석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중요 연구과제로 해서 다른 나라와 협력을 통한 연구도 해서 전방위적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계 전체에 대한 수질 수량 관리 틀 속에서 구미와 대구시 주민들이 서로 합의해서 수계 전체 관리 차원에서 취수원 이전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세먼지 기준과 관련해서는 “환경부가 올해 들어 WHO(세계보건기구) 수준까지는 못 갔지만 미국 수준까지는 올렸다”며 “WHO 수준까지 올라가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서 전단계적으로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남북 수자원 교류에 대해서는 “그런 사업을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새만금 바닷물 재유통을 요구하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구제 수준 완화에 대해서는 “전격으로 동감하고 있다”며 “질환 인정을 상당히 제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대해서 재정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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