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통일항아리 기부금 10억원, 7년째 사용 안해”

권칠승 “영혼 없는 국면 전환용 이벤트 아니었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명박(MB) 정부 때 기획·홍보했던 ‘통일항아리 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7일 나타났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 시작된 이 사업은 기부금을 10억원 가까이 모금했지만, 현재까지 적립만 한 채 어떠한 사업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의 주체인 ‘사단법인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MB정부의 비서실장과 통일부장관을 지낸 류우익씨와 공보비서관을 지낸 문무홍,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금래씨 등 핵심인사 등이 주축이 됐고, 강창희 국회의장과 통일부 장·차관을 비롯해 군인 등 전국 각계각층 국민들의 기부를 받았다.

통일항아리는 630만원 가량의 제작비를 들여 중요 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 김정옥씨가 만들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기금 모금행사에서 통일항아리에 금일봉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통일항아리 사업을 키워 나가기 위해 통일부 예산을 10억원 가량 투입했지만, 기부금은 10억원 정도 모집돼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대표적이 사례로 들 수 있다고 권 의원은 지적했다.

통일부는 10억원 가량의 홍보 예산을 들여 유명인 응원 영상 제작, 개그콘서트 콩트 등 공연, 뽀로로 광고 영상 제작, 광화문에서 라디오 공개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등에 사용했다.

하지만 10억원 가량의 기부금은 지금까지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에 기부금 사용 연장신청만 7년째 하고 있다.

행안부에 제출한 기부금품 사용계획서는 통일준비 차세대 리더 양성 아카데미, 대학교 통일외교안보 관련 동아리 지원, 통일준비 국민 대토론회 개최, 통일준비 대(對)국민 강연회 연중 개최 등을 담고 있다.

한편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2015년에 국고 보조금을 신청해 3000만원을 받았지만, 여름캠프 간 게 전부였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권 의원은 “MB 정권은 통일항아리 사업을 대대적으로 기획하고 홍보했지만 결국은 용두사미로 끝났으며, 사실상 영혼 없는 국면 전환용 이벤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