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 ‘맞춤 공략’하거나… 문재인 정부 정책에 각 세우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장 후보 낸 비교섭단체 5곳의 틈새전략은…

정치권에서 서울시장 당선자는 곧바로 차기 대권후보로 분류할 정도로 상징성이 큰 자리다. 이 때문에 거대정당들은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인다.

역설적으로 서울은 군소정당 후보 간 ‘마이너리그’도 가장 치열한 곳이다. 6·13지방선거에서 기탁금만 5000만 원인 서울시장 후보를 낸 비교섭단체 정당(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제외)만 모두 5곳이다. 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을 중심으로 군소정당의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 즉 틈새 전략을 점검해봤다.

○ 민중당 ‘노동’, 녹색당 ‘여성’, 우리미래 ‘청년’

민중당 김진숙 후보(39·여)는 ‘1000인 노동자-시민 직접정치회의 구성’을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직접정치회의를 통해 시정을 펼치겠다는 것. 김 후보는 “노동자뿐 아니라 청년, 여성,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의 요구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공약도 노동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현행 10%대인 서울 소재 기업의 노조 조직률을 50%대까지 끌어올리고, 공공부문 상시지속업무의 예외 없는 직접고용 및 정규직화, 상가의 임차인 권리보장 등 노동자의 표심을 겨냥했다.

1990년생으로 최연소인 녹색당 신지예 후보(27·여)는 ‘여성’ 공약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선거벽보 문구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다. 2016년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고, 현재는 녹색당 서울시당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여성들이 심리적 부담감이나 차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공의료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젠더건강센터 설치’를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의료기관 및 의료인에 대한 성평등 교육, 장애인·성소수자·이주민 등에 대한 의료지원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세대를 겨냥한 공약을 앞세운 후보도 있다. 우리미래 우인철 후보(33)는 청년 유권자는 물론 이들의 부모 세대의 표심도 공략하겠다는 포부로 공약을 마련했다. 우 후보는 19대 총선 때 청년당을 창당해 당시 26세 최연소 비례대표였고, 지난해 3월 당원 평균연령이 35세인 우리미래를 창당했다. 우 후보의 제1공약은 ‘반지하·옥탑방·고시원 폐지’다.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기성 정치인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판단에 내놓은 정책이다. 우 후보는 “서울의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확보 시 2030청년주택 비율을 50%로 상향하고 임대료를 하향 조정해 청년 주거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에 기댄 대한애국당과 친박연대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공약을 앞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후보들도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시위에 자주 참석했던 대한애국당 인지연 후보(45·여)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울 광화문광장 동상 건립을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수도권 배치, 북한 인권 개선, 기업 규제 완화 등도 주요 공약 중의 하나다.

친박연대 최태현 후보(62)는 정당명이 ‘친박연대’지만 박 전 대통령 관련 공약을 앞세우진 않았다.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4차례 전과를 갖고 있다. 다만 ‘탈원전’을 주요 정책 기조로 삼은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 후보는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첫 번째 공약으로 꼽았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6·13 지방선거#서울시장#틈새전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