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사이비 미투’ 경계해야” VS 바른미래당 “일벌백계할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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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3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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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사진=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바른미래당은 13일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해 ‘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일회적인 성추행(으로 느꼈던 행위)는 미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자 조 교수를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친노, 친문진영을 대표하는 폴리페서 조기숙 교수가 여당 인사들의 성범죄가 연이어 폭로되자 ‘사이비 미투’를 운운하며 가해자들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면서 “상습적인 성폭력에 관한 폭로만이 진정한 미투운동이고 일회적인 성폭력에 대한 폭로는 ‘사이비 미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기숙 교수의 양식이 날이 갈수록 의심스럽다”며 “지난번에는 중국 공안의 한국 기자 폭행을 두둔하더니, 이번에는 어찌 ‘사이비 미투’라는 참담한 망언을 하는가. 조기숙 교수는 진영 논리에 빠져 피해자들의 상처를 다시 한 번 들쑤시는 2차 피해의 괴물이 되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으로 출마하려 하는 유력인사들의 추악한 성추문을 방송인 김어준의 공작발언에 이어 조기숙 교수의 사이비 미투 발언으로 옹호하려하는데 과연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라고 물으며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성범죄 횟수로 죄의 유무를 따지는 조기숙 교수의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상습적이든 일회성이든 성폭력은 일벌백계할 범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1일 자정 무렵 조기숙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모처럼 피해자 여성의 용기있는 폭로가 사이비 미투에 의해 오염되기 시작했다”면서 “미투는 공인의 성적 추문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미국에서 미투운동은 위력과 위계에 의한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성폭행과 성추행을 폭로하는 데에서 시작됐다”면서 “상대의 권력이 너무 커 조용히 법적으로 해서는 이길 수 없기에 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실명공개로 한 남성의 추행을 연대 고발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론재판을 하게 된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여론재판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에 한해 효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일회적인 성추행(으로 느꼈던 행위), 그것도 당시 권력이 없는 사람의 미수 행위, 여러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한 번 경험한 성추행이라 여겨지는 행위에 대한 폭로는 미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Me only일 뿐”이라면서 “게다가 익명에 기대 증거나 논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생활을 폭로하는 건 정치를 시궁창에 처박는 일이다. 미국 경제를 역대 최고의 호황으로 이끈 클린턴은 사생활이 도덕적이어서 훌륭한 대통령이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위계와 위력에 의한 상습적 성범죄만이 폭로에 의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미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일부 언론은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구분할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우리사회에 정작 미투가 필요한 곳은 지속적인 왜곡과 오보로 한 인간을 인격파탄으로 이끄는 일부 언론들이다. 자격 미달의 언론이 미투 운동을 좌지우지 하는 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언론에 대한 지속적 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미투운동도 결국은 사이비 미투로 오염되면서 사그라들까 두렵다”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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