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17대 대선 당시 당락을 좌우할 ‘큰 실수’를 했다고 폭로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61)은 이명박 정부의 창업공신으로 한 때 ‘MB의 남자’라 불린 최측근이었다.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을 끝으로 20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정치권에 입문했다. 17대 총선부터 서울 서대문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정 전 의원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지세가 약했던 이명박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MB의 최측근 자리를 꿰찼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기획본부장으로, 대선 본선에서는 총괄기획팀장으로 MB캠프를 쥐락펴락했다.
하지만 그의 권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인수위 시절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 주도권을 빼앗긴 정 전 의원은 즉각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서명파동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MB와의 관계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그는 4년간 MB정부의 ‘눈엣가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양편에서 ‘권력다툼’을 벌였던 정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은 2012년 저축은행 비리로 나란히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지난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다시 한 번 엇갈렸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나란히 재판을 받던 이 전 의원은 징역 1년2개월이 확정됐고, 정 전 의원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회생했다.
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7대 대선 당시 불법자금이 들어갔다며 “2007년 대선 막판에 김윤옥 여사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 줬다”면서 “요구하는 돈도 사재까지 털어가면서 줬다”고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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