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경화 “中에 대북 원유중단 요구 안한 이유는 외교논의엔 타이밍 중요하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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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장관 본보 인터뷰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외교적인 논의는 타이밍이 있는 것이고 (대북 제재는) 기본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내에서 돌아가는 내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중국에 (향후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요청을) 영원히 한다 안 한다 말하긴 힘들지만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를 감안해서 외교 의제를 택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까스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이 수그러들 모멘텀을 찾은 만큼, 당분간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카드는 꺼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강 장관은 이어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해달라는 논의는 (시 주석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시 주석이 향후 사드 문제를 다시 언급할 가능성에 대해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번 회담에서 사드 관련 대화가 몇 분밖에 안 될 만큼 비중이 작았던 것을 봤을 때 다음부턴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기간 중 문 대통령의 혼밥 논란 등 ‘홀대론’에 대해선 “일정을 잡을 땐 상대와 시간이 맞아야 된다. 기본적으로 시간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관련 상황이 (언론에)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본질을 잘 모르고 주변 이야기를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을 겨냥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가 비핵화 전제 대화론으로 선회한 것에 대해선 “(대화에 나서기 위해선) 북한이 (도발 중단 등) ‘명백한 기류 변화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강경화 외교장관#중국#대북#원유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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