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대 의원 ‘사과’ 두고 시끌 “진보다운 비판” vs “사과도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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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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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를 비판해 구설에 오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복수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교수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한 가운데,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이 시끄럽다.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쪽과 그럴 필요 없다는 쪽이 논쟁을 펴고 있는 것.

김 의원은 이 교수 관련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22일 복수의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억측과 오해가 많다”며 자신의 발언이 논란의 소지가 된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은 이 교수라는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논란이 야기된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을 뿐, 이 교수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이에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는 김 의원 관련 글이 이어지면서 김 의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과 소신에 따른 발언이므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공감한다는 한 당원은 “김종대 의원이 이 교수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글들을 보면 어이가 없다. 난독증만 모아놨나?”며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보면 이 교수를 저격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인권 인식에 말하고 있는 것. 도대체 어느 부분이 이 교수를 저격했다는 거고 왜 사과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진보정당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비판을 정의당답게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진보는 때로 대중들에게 돌팔매질 당하더라도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의제를 던지고 비판을 해야 한다”며 김 의원의 발언을 지지했다.

이외에도 “의사에게는 환자의 존엄성을 지켜 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대체 어느 부분을 사과해야 하는 것인가?”, “충분히 지적할만한 것을 지적한 것 같았다”, “이 교수를 저격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인권 의식을 말한 것. 어느 부분이 이 교수를 저격했다는 거고 왜 사과해야 하는가?”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김 의원의 발언은 이 교수를 직접 저격한 것이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으로 공개적이고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한 당원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인생을 걸고 생명을 다루는 분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한다”며 “정의란 이름에 언어 폭력을 휘두르는 것 보기 싫다”며 김 의원의 사과와 함께 당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사과도 요구했다.

또 다른 당원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김종대가 뭘 잘못했냐는 종자들이 있다. 진보정당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아닌 비판의 대상”이라며 “김종대 의원, 사과는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수준으로 하기 바란다”며 김 의원 뿐 아니라 그의 발언을 지지하는 당원들까지도 지적했다.

이 이외에도 “이상한 헛소리 그만하고 사과하라. 어설프게 감추고 헛소리 해봤자다”, “사과하는 게 지는 게 아니라 용기 있는 것”, “잘못한 것을 사과하는 것도 능력”, “이 교수를 인격살인한 김종대는 사과하라”, “사과할땐 핑계대지 말고 하는게 맞는 것”, “이 교수에게 고개숙여 사과하라”등 김 의원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정의당 지지자들 간에도 의견이 상충되면서 당내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 의원이 이번 논란과 관련 이 교수에게 사과 또는 별도의 입장을 전달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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