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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北매체, 美 9번-한국 0번 언급… 통미봉남 노골화

입력 2017-07-06 03:00업데이트 2017-07-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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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美, 적대정책 청산해야”… 北체제 인정땐 대화 시사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한 장문의 기사에는 미국을 지칭하는 표현이 9번이나 등장한다. 반면 이 기사에 남한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ICBM급 미사일 발사 성공을 계기로 ‘통미봉남(通美封南)’ 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제와의 기나긴 대결이 최후 단계에 들어섰다” “반제반미대결전에서 우리 인민이 이룩한 빛나는 승리”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는 미국에 똑똑히 보여줄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가 참으로 절묘한 시점에 거만한 미국 놈들의 면상을 후려칠 중대한 결단을 내려주셨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ICBM을 비롯한 일련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무기 개발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과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부각한 것이다. 기사에는 남한은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도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핵·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남한이 아니라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게 북한의 속내다.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와는 상반된다.

통신은 김정은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청산되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 로켓을 협상 탁(테이블)에 올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ICBM 개발에 대한 자신감으로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을 청산한다면, 즉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안전을 보장한다면 핵·미사일에 대해 미국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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