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中에 전방위 압박 나선 미국, 사드도 당당히 배치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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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북한을 철저히 고립시키는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28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각국 정부에 북한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단절하거나 격하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중국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한 직접 제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중국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례적으로 북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은 지금까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힘에 기반을 둔 현실적 해법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은 차기 행정부가 새 대북 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방관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국 기업을 제재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반발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북핵 문제의 핵심 원인은 중국이 아닌 북-미 간 모순”이라고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중국이 북을 감쌀수록 한미일의 결속과 공조만 강화되는 전략적 손실을 자초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영국은 11월 한국에 타이푼 전투기 4대와 공중급유기 등을 파견해 한미 공군과 사상 첫 연합훈련을 벌인다. 한미영 전투기들은 가상의 적 군사 시설과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이라크에 대한 다국적 연합군의 군사작전을 상기시킬 수도 있어 예사롭지 않다. 다음 달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함이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된다. 백악관에서도 대북 선제 타격론이 거론되고 있어 북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할 경우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될 수 있다.

 북핵 완성을 막을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지금, 글로벌 대북 압박의 최종 목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대화를 나눠야 한다. 미국 외교협회(CFR)는 최근 북핵 동결에 관한 협상을 제안했지만 중요한 것은 협상이 아니라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차제에 김정은 정권의 붕괴와 통일 등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한미 간에 깊이 소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라면 이번에야말로 중국이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지 못하게 미국이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다.

 한미 군 당국이 오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제3 용지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당초 예정지였던 성산포대 대신 롯데 소유의 성주 골프장이 유력하다. 이번엔 골프장과 가까운 김천 시민이 반발하고 중국도 다시 항의할 수 있으나 북이 5차 핵실험까지 한 마당에 더 이상의 논란은 없어야 한다. 한미가 신속히, 그리고 당당히 사드를 배치하고 북의 비핵화를 위한 더 큰 전략적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북한#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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