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관광 ‘유커 가을대목’ 놓칠까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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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움직임’에 촉각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유통·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까지 매출에 즉각적 타격은 없으나, 대목으로 꼽히는 중국의 중추절(9월 15∼17일)과 국경절(10월 1∼7일) 연휴를 앞두고 있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류 관련 업체의 주가도 덩달아 폭락했다.

5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9, 10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관광상품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추절, 국경절을 앞두고 한창 관광상품을 예약할 시기이지만 양국 관계 긴장으로 예약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예약이 저조한 지역이 베이징, 상하이, 선양, 칭다오, 광저우, 톈진, 하얼빈 등으로 광범위해 여행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관광상품 예약률이 떨어지면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들은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어들까 덩달아 비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초청 투어 등을 통해 공포감을 불식시킬 수 있었으나, 사드는 외교 문제라 달리 설득할 방법이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들어 월별 방한 중국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가 꺾일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올해 1월 52만1981명에서 6월 75만8534명으로 증가했다. 7월 방한 중국인은 역대 월별 통계 최고치인 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문제가 되면 외교 문제에 관심이 적은 젊은층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외국인 대상 세일 행사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9월 29일∼10월 31일)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유통업체만 참여했던 기존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보완해 제조업체까지 참여하는 이 행사를 중국 국경절에 맞춰 기획했으나 흥행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영향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드 배치가 확정된 지난달 8일 이후 현재까지 국내 화장품 관련 종목 주가는 평균 19.79%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17.68%, 22.09% 떨어졌다. 코스맥스(22.15%)와 잇츠스킨(23.30%)도 한 달 새 20%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한류 관련 엔터테인먼트주의 낙폭도 깊어 같은 기간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각각 26.69%, 19.07% 떨어졌다.

최고야 best@donga.com·한정연 기자
#유커#사드보복#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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