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도권 GPS 신호 교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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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등서 감지… ‘주의’ 경보 발령
항공기-선박 등 직접 피해는 없어… 北의 非군사적 도발 우려 현실화

북한 지역에서 발신한 전파가 수도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교란시켰다. 올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비(非)군사적인 방법으로 공격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정보 당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직후 북한이 GPS 교란작전에 나선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3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6분부터 북한 해주와 금강산 일대에서 발신된 GPS 교란신호가 인천 강화군(70dB)과 강원 화천군 대성산(100dB) 일대에서 감지됐다. 정부는 오후 7시 40분 GPS 혼신 단계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다. GPS 교란이 발생하면 ‘정상’ ‘관심’ ‘주의’ ‘심각’ 4단계 경보가 발령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1월 부터 시험 전파를 발사하다가 오늘은 최대 출력으로 교란 전파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GPS 교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날 GPS 교란신호로 항공기 14대 어선 9대(오후 9시 10분 기준)에서 GPS 교란신호가 감지됐지만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운영하는 기지국에서는 GPS 교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항공기와 선박이 운항할 때 관성항법장치를 메인 수단으로 사용하고 GPS 장치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해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이 운용하는 GPS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GPS 교란신호가 강해지면 일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북한 측 발생 지역과 인접한 곳에서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0년 8월 처음으로 개성에서 발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교란신호를 보냈다. 당시 이동통신 기지국과 항공기 15대, 해군함정 한 척이 GPS 수신불량 피해를 당했다. 2011년 3월, 2012년 4월에도 GPS 교란신호가 감지됐으며 이번이 4번째다.

정세진 mint4a@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gps#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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