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주택총조사, 24일부터 인터넷으로 참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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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 통계청장 울릉도 찾아 홍보

유경준 통계청장(오른쪽)이 23일 오후 경북 울릉군청을 방문해 김성도 독도리 이장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사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통계청 제공
유경준 통계청장(오른쪽)이 23일 오후 경북 울릉군청을 방문해 김성도 독도리 이장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사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통계청 제공
“1년 전에도 독도에 사셨죠? 부인과 함께 계신가요?”

“네. 같이 있습니다.”

유경준 통계청장이 묻고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의 김성도 이장(75)이 답했다. 유 청장은 ‘2015 인구주택총조사’가 시작되는 24일을 하루 앞두고 23일 울릉도를 현장 방문했다.

둘의 문답은 30분간 이어졌다. 유 청장이 이름, 성별, 나이, 1년 전 거주지, 종교 등 52개 현장조사 항목을 물으면 김 이장이 대답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유 청장은 김 이장의 대답을 홈페이지에 하나하나 입력했다. 김 이장은 “5년 전에도 조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인터넷으로 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5년을 주기로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정부가 실시하는 통계조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장을 방문하는 조사관리자와 조사원만 4만4000여 명에 이른다. 이번에는 22일부터 이틀간 준비조사를 거쳐 24일부터 31일까지 8일 동안 인터넷 조사가 우선 실시된다. 이후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조사원들이 표본으로 선정된 전국 20%의 가구를 방문 조사한다.

유 청장이 인구주택총조사를 위한 첫 현장 방문지로 울릉도와 독도를 고른 것은 인구주택총조사의 특성을 고려한 상징적 결정이다. 인구주택총조사는 대한민국의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인구·가구·주택 현황을 파악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기에 인구주택총조사만큼 적합한 것이 없다.

현장방문 여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유 청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통계청 직원과 기자는 22일에도 배를 타고 울릉도로 향했지만 궂은 날씨와 높은 파도 때문에 중간에 회항했다. 23일 포항에서 울릉도를 향해 출발한 지 10분 만에 배에서 “다행히 날씨가 쾌청합니다. 울릉도까지 가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다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이 때문이다.

3시간여쯤 항해했을까. 망망대해에서 울릉도가 늠름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탄을 쏟아낼 때 배는 서둘러 접안 준비를 시작했다. 항구에서 일행을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한 이동통신회사 광고 모델로 출연해 유명해진 김 이장이었다.

유 청장이 김 이장을 상대로 인터넷 조사를 시현한 곳은 울릉군청 3층 회의실이었다. 인구주택총조사(www.census.go.kr)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김 이장이 미리 받은 인구주택총조사 안내문에 적혀 있는 참여번호를 입력했더니 나머지 조사가 쉽게 진행됐다.

2010년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이전 조사와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주민등록부, 건축물대장 등 13개 기관으로부터 얻은 24종의 행정자료를 이용해 기본적인 사항을 파악하는 ‘등록 센서스’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 덕분에 방문조사는 전체 가구의 20% 표본조사로 간소화됐다. 등록 센서스를 도입함으로써 1455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도 거뒀다. 유 청장은 “7년간의 검토 과정을 거쳐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동안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응했다가 자칫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유 청장은 “방문조사를 꺼리는 분들의 경우 인터넷 조사를 하면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며 “개인정보는 철저히 보호되며 통계 목적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24일 통계청장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독도 등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 7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사를 홍보하고 시범을 보일 예정이다.

울릉도=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유경준#인구주택총조사#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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