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측근-北고위급 접촉 큰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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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잠수함탄도미사일 수중발사]윤상현-김영남 서너차례 만나
전문가들 “만남 자체는 긍정적”… 대북특사-정상회담 추진 기대감
일각선 “김영남 실권 없어” 지적

“대화에서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로 말했고 김(영남) 위원장도 화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1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우선 두 사람이 모스크바 붉은광장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과정에서 서너 차례 자연스럽게 만났다고 한다. 이번 접촉은 지난해 북한 권력 핵심 3인방이 인천을 전격 방문한 뒤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진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어서 많은 관심과 기대감이 쏠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의원이 박 대통령과 상당히 가까운 사람이고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만남의 불씨를 살리겠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북 특사는 물론이고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 않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며 “일단 모스크바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최근 남북이 6·15 남북 공동행사 서울 개최에 합의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이 추진되는 것도 유화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윤 의원이 만난 김영남이 실권이 없다는 점에서 추동력을 얻기가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의 대남정책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그와의 만남이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다양한 접촉에 유화적인 신호를 보내는 한편 일련의 무력시위와 도발 위협을 하는 것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언제든지 얼어붙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기술이 진화 중이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적으로 계속 내보낼 것이고 미국은 이에 맞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등 대응 필요성을 부각시키려 할 것”이라며 “이런 정세 속에서 남북 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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